비록 글로벌 IT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매출 비중이 글로벌 시장에서 1~2%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실제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상상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 등 여타 IT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서도 발목을 잡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현지시간) 장마감 이후 발표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이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알파벳은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1%정도 하회하는 실적때문에 장외거래에서 전일대비 5~6%대의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마감된 정규시장에서 알파벳A 주가는 전일대비 3.59%로 마감했다.
그러나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만약 러시아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알파벳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충분히 맞출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올해 1분기 매출이 680억1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했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인 681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불과 0.2%정도 미달한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2021년 구글을 포함한 알파벳의 러시아 시장 매출은 약 1% 수준에 불과했다.
물론 그 피해는 1%의 러시아 시장의 감소에 그치지 않았다. 구글은 지난 2월24일. 전쟁발발 이후부터 유럽 시장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브랜드 광고를 크게 줄임에 따라 타격이 배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러시아 악재가 연쇄적으로 유럽 시장 전체의 광고시장을 위축시킨 것이다.
앞서 이달초 발표된 OTT시장 1위업체 넷플릭스 실적에서도 러시아 시장에서의 서비스 중단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전체적으로 보면, 넷플릭스 역시 70만명의 가입자가 빠진 러시아 악재가 없었다면 결국 20만 가입자의 순감소(손실)까지는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고, 그 충격파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그나마 IBM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러시아 시장에서의 연간 2억 달러의 손실을 감안하고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주가의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
한편 이날 알파벳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유투브(YouTube)도 올 1분기 광고 매출이 69억 달러에 그쳤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인 75억 달러에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이와함께 알파벳은 독점금지 문제로 인해 구글 앱 스토어 수수료를 인하한 결과, 구독 수익 부문에서도 타격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앱, 하드웨어 및 구독 판매를 포함한 구글(Google)의 ‘기타’ 매출은 68억 달러를 기록해 역시 시장 전망치 73억 달러를 밑돌았다.
이와함께 알파벳의 1분기 이익은 164억4000만 달러(주당순익 24.6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시장 전망치인 주당순익 25.76달러를 하회한 결과다.
한편 로이터는 알파벳 이사회가 700억 달러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으며, 앞서 지난 2년간 810억 달러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