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솔루션

러, 혹독한 인터넷검열....이젠 저항수단이 된 페북‧유튜브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전시(戰時)라는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해못할 것도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전시에는 국민들을 단결시키고, 통제를 용이하게하며 정신 전력을 끌어올리기위한 ‘선무’(宣撫) 작전 또한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나타난 러시아 당국의 인터넷(온라인) 검열은 이러한 선무 작전이 이제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가 아무리 강력한 탱크와 미사일로 무장했어도 정작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를 통해 전세계에 퍼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진실까지는 함락시키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페이스북과 유튜브와 같은 거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메타와 구글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신뢰할 수 없는 정보 게재하면 제재”… 미디어 검열 대폭 강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의 텅빈 광장, 인적이 끊겨있다. 또 가끔씩 어디론가 질주하는 차량과 공포로 가득찬 하늘, 또 가끔씩 들리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소음들,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창백해진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전송되고 있다.

실시간 댓글에는 국적을 알 수 없지만 누군가를 응원하고, 또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방송중계화면도 아니고 키예프 시내 어딘가에 설치돼있는 CCTV 화면을 누군가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2022년2월25일 오후 4시의 모습. 유투브 스트리밍 서비스< KBS라이브 캡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2022년2월25일 오후 4시의 모습. 유투브 스트리밍 서비스< KBS라이브 캡쳐>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온라인 미디어와 소션네트워크서비스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매체와 거대 인터넷기업들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지 말라고 자국민들에게 경고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인터넷 IT기업 얀덱스(Yandex)는 검색 사용자에게 ‘인터넷의 일부 내용에 부정확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러시아어로 내보내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또한 러시아의 방송통신 감독기관인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확인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양이 크게 증가했으며, 편집자들은 정보를 게시하기전에 이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러시아의 미디어들에게 협조하라는 엄포를 놓은 것이다. 아울러 로스콤나드조르는 러시아군의 ‘특수 작전’에 대해 공식적으로 러시아 당국에서 받은 정보와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고,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벌금을 물거나 차단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한 러시아 당국은 자국민들에게 서방의 것이 아닌 러시아의 소셜네트워크를 사용할 것도 촉구하고 있다.

◆페이스북‧유튜브 새로운 저항수단로 떠올라… 메타‧구글, 역할에 주목

물론 이같은 러시아 당국의 온라인 미디어 검열과 통제 전략은 현실에선 먹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러시아 당국이 미국 기업인 메타플랫폼스을 비난하면서 러시아 미디어중 하나인 RIA와 국방부의 즈베즈다(Zvezda)TV 채널을 포함한 러시아 미디어 제한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무리 군사적으로 강력한 러시아라고 할지라도 페이스북에선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하는 친정부 매체들이 꼼짝없이 비활성계정으로 갇혀있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 당국은 구글에도 부탁(?)했다. 러시아가 독립으로 인정한 동부 우크라이나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지도자 데니스 푸슐린(Denis Pushilin)의 유튜브 채널을 차단한 것을 풀어달라는 것.

물론 메타플랫폼스와 구글, 두 회사 모두 이같은 러시아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미국의 강력한 대 러시아 경제제재, EU를 비롯한 서방 G7 국가들이 목소리를 합쳐서 러시아를 위협하지만 정작 푸틴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면전과 전격전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또한 나토는 군사개입을 결정하지 않고 있다.

결국 지금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비난하고, 러시아를 옥죌 수 있는 유일한 저항 수단은 민주진영 국가에서 만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 밖에는 없다.

사족이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로 큰 타격을 받은 메타플랫폼스가 이번 러-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반전의 모멘텀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