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회사를 물적분할 후 재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이 도마 위에 오르며 부정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선 후보들까지 나서 관련 규제책을 내놓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CJ ENM이 제2스튜디오 자회사 설립 방법을 재검토하는 등 물적분할을 준비해온 기업들도 일단 쉬어가는 모양새다.
이에 카카오 자회사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상장시킨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 IPO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1일 2021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쪼개기 상장 이슈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매출이 없는 초기 단계 사업을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해 본격 육성하고, 인수한 사업을 성장시킨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배 CIO는 “카카오는 메신저로 시작해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 중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사업을 시작하거나 인수를 했다”며 “카카오뱅크, 페이, 모빌리티 등은 매출이 없던 사업 초기에 신규 법인을 설립,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워낸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와 엔터테인먼트는 인수한 사업을 성장시킨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는 자본력과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 속에서 사업 기회가 포착되는 영역에 적시에 진출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며 “사업에 대한 집중과 동기부여 강화를 위해서는 사업 초기 분사를 통한 내부 자금 투자가 필수였다”고 덧붙였다.
잘 되는 사업을 추후 분사한 게 아니라, 별도 법인 설립과 인수를 통해 지금의 수익사업으로 키웠다는 것이다. 공동체 성장과 동반해 카카오 주주가치까지 증대됐기에, 쪼개기 상장과는 다르다는 반박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주요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배 CIO는 “카카오 본사는 톡비즈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이 증가하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고 있는 만큼, 본사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 주요 사업부 물적 분할은 계획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준비를 시작한 ‘픽코마’를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 IPO 일정에 대해서는 주요 주주와 논의하고 있으며 확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배 CIO는 “카카오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잃지 않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순위로 두어 신사업을 가장 잘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고민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성과들이 주주환원 정책과 연계돼서 카카오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제언했다.
이날 카카오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 15%에서 30%를 재원으로 이 중 5%를 현금배당, 10%에서 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한다. 3년간 최소한의 기본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면서 회사 성장에 따른 추가 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총 3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
배 CIO는 “카카오는 그동안 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확보를 통해 큰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고 매출과 이익 확보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도 창출되기 시작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날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15만원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달성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스톡옵션(주식선택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가도 15만원 이상으로 책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