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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카카오 류영준 차기 대표, 도마 위에 오른 리더십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 대표 내정자로 선임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먹튀’로 인해 차기 카카오 대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카카오 노조는 류영준 대표 내정자 철회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한 번에 처분했다. 이들은 주식 대량 매각을 통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했다.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이 집단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일은 전례 없다.

시장에서 주주들이 느끼는 충격은 컸다. 실제, 경영진 주식 매각 후 주가는 떨어졌다. 싸늘해진 투자자 반응에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본시장에서 이례 없는 경영진 먹튀에 금융당국까지 개선 방안 검토에 나섰다. 국회에서는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먹튀 경영진 멤버에 차기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류영준 현 카카오페이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적으로 카카오 대표로 임명된다. 류영준 대표가 스톡옵션 행사로 현금화한 규모는 460억원에 달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류영준 대표는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주주가치를 뒤로 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카카오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류영진 카카오 대표 내정자 철회를 촉구하는 동시에, 카카오 지분 7.42%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대표 선임 반대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노조는 카카오가 류 대표 내정을 고수하면 사상 첫 쟁의 행위도 불사하고,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 문제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도 류 대표를 카카오 수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조의 류 대표 선임 철회 안건에 동조하는 표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줄곧 ‘상생’ 리스크를 짊어졌고, 지금도 격량의 시기를 거치고 있다.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문어발식 경영 확장에 대한 비난을 여전히 정면에서 받고 있다. 김범수 의장이 사상 초유 국감 증인 3번 출석이라는 기록을 올리게 된 연유다.

이를 알기 때문에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상생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류 대표가 글로벌 사업 추진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받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에 오르게 됐다. 그런데, 이번엔 주주와의 상생을 뒤로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카카오 계열사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고된 상황에서, 어떤 주주가 카카오 경영진을 믿고 투자할 수 있겠는가. 산 넘어 산이다.

결국, 궁극적으로 카카오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도덕적 책임’이다. 류 대표가 이 같은 카카오 숙제를 해소하면서,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올바른 인물인지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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