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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글로벌 진출, 선택의 여지 없다”…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글로벌 진출을 하는 것은 ‘가능하겠냐’는 질문과 별개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실장은 21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포럼’에서 토론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희주 실장은 “디즈니조차 전 세계 콘텐츠 유통 수익을 포기하고 디즈니플러스(OTT)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는 디즈니가 생각하기에도 기존처럼 콘텐츠를 각국에 유통하는 식으로만 갈 수 없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미 유튜브와 넷플릭스만으로 국내 모든 미디어 시장이 휘청이는 암울한 상황이지만, 국내 OTT도 국경 없는 인터넷을 타고 역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티빙은 라인 및 삼성전자 등 파트너들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로도 널리 알려진 엔데버콘텐츠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구상의 일환이다. 웨이브 역시 출범 당시 동남아 지역부터 북미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인 해외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국내 OTT들이 글로벌 진출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해 경쟁이 쉽지 않은 국내 사업 환경을 들었다.

이 실장은 “해외 진출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오리지널을 잘 만들어서 내보내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모델을 진출시킨다고 봐야 한다”며 “한국에서의 비즈니스모델은 과연 합리적인지도 생각해야 하는데, 한국의 구독형 OTT가 가진 치명적인 부분은 매출 대비 비용을 따졌을 때 1~2%가 남을까 말까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에서 우리가 느끼는 리스크는 음악 저작권료 문제를 비롯해 상당히 크게 다가온다”며 “글로벌 OTT에 의해 대한민국의 영화나 방송 모든 미래 산업 자체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매출만큼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 우려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양지을 티빙 대표도 국내 OTT 사업 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OTT 사업자 대상 발전기금 징수 논의를 비롯해 음악 저작권 업계와 빚고 있는 저작권료 징수 갈등에 대해 “시장 초기고 여러 사업자가 투자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자와는 별도의 징수가 논의되고 있다”며 “OTT 사업을 육성하며 나중에 파이가 커졌을 때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강명현 한림대학교 교수는 “단기적으론 국내 OTT 시장에서 토종 플랫폼들이 유튜브와 같은 해외 OTT와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하는 게 우선”이라며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물론 한국에 들어와 콘텐츠 유통 창구를 마련한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아직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점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내 방송 산업이 해외 플랫폼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차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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