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탭루트(Taproot)’가 활성화된 가운데, 이번 업그레이드가 비트코인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4일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대규모 업그레이드 ‘탭루트’를 활성화했다. 지난 2017년 ‘세그윗’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이후 4년 만이다. 탭루트에는 슈노르(Schnorr) 서명이라는 중요한 개선 사항이 담겼다.
서명이란 블록체인 상에서 인감도장 역할을 하는 존재다. 거래자는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개인키를 사용해 ‘서명’함으로써 거래를 진행하고, 진행된 거래는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슈노르서명은 다수의 주체가 진행한 서명이더라도 외부에선 단일 서명으로 보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다중서명이지만 하나의 공동 키를 가지고 서명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서명한 것인지, 한 명이 서명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다. 따라서 블록체인 상 거래의 프라이버시가 더욱 향상된다.
프라이버시 향상뿐 아니라 비트코인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도 더욱 잘 실행될 수 있다. 스마트컨트랙트란 계약 조건을 코드로 작성해둔 뒤, 향후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게끔 하는 것을 의미한다.
슈노르서명을 통하면 여러 명이 서명하더라도 하나의 공동 키를 사용하므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감소한다. 데이터의 양이 줄어드므로 거래 처리속도와 확장성도 개선된다.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하는 데도 효율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컨트랙트 실행의 효율성이 높아지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현재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을 활용해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과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서비스들이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으로도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는 지난 6월 발표한 탭루트 보고서에서 “탭루트의 도입으로 비트코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확장될 것”이라며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디앱, 디파이 등을 구현하기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드 시엘(Fred Thiel) 마라톤디지털홀딩스 최고경영자(CEO)도 CNBC에 “탭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마트컨트랙트”라며 “스마트컨트랙트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CNBC는 “더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스마트컨트랙트를 구축하면, 비트코인은 디파이 생태계에서 더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탭루트 활성화에도 불구, 비트코인(BTC)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탭루트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11시 50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52% 오른 6만 57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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