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컴그룹의 가상자산 아로와나토큰이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그룹 회장의 비자금 통로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컴그룹은 “제보자가 금전적 이익을 노리고 언론에 제보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한컴 김 회장, 아로와나테크 실소유주?…비자금 의혹도 제기
JTBC가 지난 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회장은 측근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아로와나토큰 발행사 ‘아로와나테크’의 실소유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아로와나테크는 가상자산 발행을 위해 싱가포르에 세운 법인으로, 자본금이 84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페이퍼컴퍼니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아로와나테크 초대 대표인 윤모 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아로와나테크 주식 100%를 담보로 잡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김 회장은 측근과의 통화에서 “아로와나 소유가 ‘나’다. 이렇게 이면계약이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아로와나토큰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역시 측근과의 통화에서 “비자금을 만들어서 토큰을 주고 돈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라”고 언급한 탓이다.
◆한컴 “아로와나, 김 회장 개인 회사 아냐…비자금은 잘못 표현한 것”
이에 대해 한컴 측은 통화 내용 제보자가 금전적 이익을 노리고 녹취록을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컴은 “상장 당시 사회적 분위기 상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기 때문에, 토큰 발행사인 ‘아로와나테크’의 대표를 회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윤모 씨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후 1000만원을 빌려준 것은 회사 인수를 위해 윤모 씨에게 대여한 정상적인 거래이며, 아로와나테크가 주권을 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담보계약은 무효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1000만원 계약’ 과정은 모두 김 회장 개인이 아닌 한컴그룹이 주체인 계약이지만, 해외법인을 통했다는 뜻에서 ‘이면계약’이라고 표현했다는 게 한컴 측 설명이다. 또 한컴위드가 운영한다는 것을 오너의 입장에서 ‘소유’라고 표현했을 뿐, 아로와나테크가 김 회장 개인의 회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한컴은 해명했다.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한컴 측은 “ 아로와나토큰은 투명한 관리하에 유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실제로 현재 토큰을 발행한 아로아나재단(아로와나테크)의 지분은 100% 한컴 관계사가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자금과 관련한 언급은 토큰 운영자금 충단을 위해 국내에서 거래소를 통해 정상적으로 토큰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찾던 중, 현금을 비자금으로 잘못 표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로와나토큰의 현금화를 통해 한컴그룹이나 임직원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조성하려 시도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한컴 측은 강조했다.
◆빗썸, 아로와나토큰 유의종목 지정…해명‧성과 강조 필요성↑
한컴이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녹취록 파일이 존재하는 만큼 파장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빗썸이 아로와나토큰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면서 한컴이 해명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날 빗썸은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한 언론보도가 확인되어 해당 내용을 재단과 확인 중에 있다”며 아로와나토큰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토큰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26일 오후 2시 빗썸 기준 아로와나토큰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3.65% 떨어진 2543원이다.
아로와나토큰 프로젝트의 성과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컴은 지난 6월 아로와나토큰 프로젝트의 신규 운영법인인 ‘아로와나허브’를 국내에 세웠다. 아로와나테크가 페이퍼컴퍼니 논란이 일자 한컴이 직접 운영 전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로와나토큰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뚜렷하게 보여준 성과는 없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그룹은 회사의 이름을 걸고 아로와나토큰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고 프로젝트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로와나토큰을 두고 ‘상장 30분만에 1000배 오른 토큰’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에어드랍 이벤트로 인한 것으로, 실제 상장가에 산 사람은 없어 이를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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