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최근 국내에선 카카오, 네이버 등 거대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들이 호된 역풍을 맞고 있다. 상생의 철학없이 문어발식으로 시장 파괴적인 행보를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플랫폼 전략에서 중소기업들의 성장 해법을 찾아야한다는 주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선 애플, 이를 추격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엎은 테슬라 등.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자체 플랫폼에 기반한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1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등은 공동 컨퍼런스 ‘디지털 트라이앵글 이니셔티브 2021’에서 김준연 SPRi 책임연구원은 산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플랫폼에 대한 세션 발표를 진행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며 플랫폼 기업들의 부상을 조명했다. 그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1.0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같은 2.0,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같은 3.0을 거쳐 오늘날에는 산업 자체가 플랫폼이 된 플랫폼 4.0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정의했다.
김 연구원이 예로 든 것은 중국 기업 샤오미다. 샤오미는 스마트폰부터 선풍기, 시계, 카메라, 이어폰,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200여개 이상의 전자기기를 내놓고 있다. 샤오미의 전자제품들은 모두 샤오미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를 꾸린다. 샤오미라는 기업 자체가 플랫폼화됐다는 의미인데, 이는 애플이나 MS, 구글 등도 다르지 않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전환 수준은 다소 더딘 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담 조직을 보유한 기업은 2.1% 남짓이고 디지털 인력을 보유한 기업은 6.2%가량이다. 유통, 바이오, 미래차 등 비교적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분야가 있는가 하면 석유, 화학 섬유 등은 저조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디지털에 의해 산업구도가 재편되고 있는데, 핵심은 ‘가치사슬’에서 ‘가치 네트워크’로의 변화다. 가치사슬은 효율성, 비용역량 등을 중요시 한 반면 가치네트워크는 한데 묶는, 엮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을 만드는 드라이버와 드라이버에 탐승하는 모듈, 2개로 플랫폼이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구글이 플랫폼, 플레이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는 기업들이 모듈이다.
김 연구원은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시장이다. 우리 기업들도 이와 같은 시류에 탑승해야 한다. 누구나 플랫폼 기업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이미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데, 네이버와 같은 테크기업이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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