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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24 손잡은 속내는?

국내 사업 확장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포석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가 카페24와 1300억원 규모 지분교환을 단행했다. 자체 쇼핑몰 솔루션인 스마트스토어로 46만 회원을 확보한 네이버가 쇼핑몰 개설수 190만에 이르는 카페24와의 협업을 통해 영역 넓히기에 나선 것.

10일 네이버와 카페24에 따르면 양사는 약 13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교환을 시작으로 다양한 규모의 중소상공인(SME)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네이버는 자사주를 활용한 이번 투자를 통해 카페24의 지분 14.99%를, 카페24는 네이버의 지분 0.19%를 현물 출자 방식으로 취득하는 구조다.

이번 협력으로 양사는 각각 스마트스토어·브랜드스토어와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자사쇼핑몰간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의 경쟁력 있는 기술 솔루션과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하고, SME 쇼핑몰 사업자들의 글로벌 진출을 함께 지원한다.

두 회사는 엄밀히 말해 D2C(소비자직접판매) 시장의 경쟁자였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라는 이름으로 쇼핑몰 구축·운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카페24 역시 쇼핑몰을 개설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런데 사업 영역이 같은 두 회사가 경쟁 대신 공생을 택했다. 이들이 손을 맞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네이버의 설명을 보면 “스마트스토어와 카페24간 연계가 강화되면 스마트스토어로 성장한 사업자들이 카페24를 통해 자체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D2C 쇼핑몰까지 개설하는 게 더 쉬워질 것이고, 이미 하나의 브랜드 또는 중대형 규모로 성장한 셀러들 역시 스마트스토어 등을 통한 온라인 판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즉, 진입장벽이 낮은 스마트스토어에서 개인 쇼핑몰을 시작한 사업자들이 사업을 성장시켜 브랜드화 하게 되면 자연스레 카페24로 넘어가 독자몰을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스마트스토어에 아직 입점하지 않은 카페24 고객사는 네이버라는 판매 창구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선 초기 사업자들만 몰리는 쇼핑 플랫폼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브랜드 고객사까지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국내 사업 확장만이 네이버의 목표는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SME들이 글로벌에서까지 빠르게 성장하고, 양사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테크 커머스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란 청사진을 내놨다. 네이버는 현재 Z홀딩스와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의 연내 일본 진출을 꾀하는 등 해외 진출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카페24는 이미 지난 2018년 일본에 진출해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단계다. 카페24의 경우 국내 상품 판매자가 해외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외 쇼핑몰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그대로 일본 시장에 심으려는 네이버의 시도와도 맞아떨어진다.

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D2C 시장은 해외 진출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면서 “그런 점에서 네이버는 카페24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고, 카페24는 반대로 네이버의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어 좋은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커머스가 활성화 되고 있는 이때, 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로 안 나갈 수가 없다”면서 “두 회사가 이번 협업으로 적절한 시너지를 낸다면 글로벌 진출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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