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난 1월 29일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종료된 이후 5기 방심위가 반년 만에 닻을 올렸다. 하지만 여야간 극한 대립으로 위원 구성을 완료하지 못하면서 반쪽 출범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3일 방심위는 제5기 위원으로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정연주 전 KBS 사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7인이 위촉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위촉된 총 7인의 위원 임기는 2021년 7월 23일부터 2024년 7월 22일까지로 3년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추천한 3인,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추천한 3인을 포함해 대통령이 9인을 위촉한다.
하지만 결국 정원 9명을 채우는데는 실패했다. 국민의힘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위촉에 반대하며 야당 몫 2명을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 넘겼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노무현 정권에서 KBS 사장으로 KBS가 불공정 탄핵 방송을 하게 한 장본인"이라며 "이런 사람을 방심위의 책임자로 앉히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보듯 뻔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청와대와 민주당은 차기 방심위원 명단을 숨겨오다가 최근에서야 정연주 전KBS 사장 내정 사실을 시인했다"며 "그동안 명단을 공개하지 못했던 이유가 정연주 전KBS 사장을 방심위원장에 앉히기 위한 꼼수였다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는 정연주 전KBS 사장의 방심위원 추천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언론 장악 음모를 중단하고, '선거용' 방심위 만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국민의힘은 그동안 대통령과 여당 추천 인사를 먼저 공개해야 야당 몫을 추천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며 방심위 출범을 지연시켜왔다"며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하자, 이제는 어떠한 이유나 설명도 없이 추천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엇박자를 내며 방심위 출범을 방해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다"며 "책임 있는 정당,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최소한 그 이유라도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부적절한 방송·통신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이 반년이나 방치돼 있다"며 과방위에 주어진 책임을 하기 싫다면 과방위에서 떠나는 것이 국민에게 이로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방심위 민경중 사무총장은 “이번에 위촉된 위원들에게 위원회 소관 직무 및 주요 현안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설명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