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SK텔레콤(이하 SKT)의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한 B2B 시스템 구축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탈 통신을 선언하고 통신과 비통신으로 기업을 나누기로 하고 존속회사는 유‧무선 통신사업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구독형마케팅 및 데이터센터 등을 주력으로 삼았다.
다만 SKT가 탈통신을 선언하고 B2B 사업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SK그룹의 IT계열사인 SK(주)C&C와의 내부 경쟁도 본격화될 여지가 보여 주목된다.
SK텔레콤의 IT서비스 시장 참여는 꾸준히 예견돼왔다. 특히 SK텔레콤이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IT서비스시장에서의 타 IT서비스기업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SK텔레콤은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인프라 생태계를 확장했다. 넓게 보면 '탈통신' 전략의 큰 기조아래 SK텔레콤이 클라우드 시장의 탑티어로 성장하겠다는 행보의 일환이다.
앞서 지난 2016년부터 오픈소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오픈스택’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지난해 기업 클라우드 플랫폼인 ‘타코’를 정식 출시한 바 있다.
타코(TACO ; skT Autonomous Cloud Orchestrator)는 오픈스택을 컨테이너화해서 쿠버네티스에 올릴 수 있는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으로 확장성과 유연성이 특징이다. 쿠버네티스는 현재 가장 인기있는 오픈소스 기반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이다. 타코를 통해 쿠버네티스 기반 오픈스택 컨트롤 플레인 수명주기관리와 구축 자동화, 모니터링 등을 제공한다.
이러한 타코를 앞세워 SK텔레콤은 하나카드의 마이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번 구축은 양사가 지난 5월 체결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서비스 구축사업 계약에 따른 것으로, 하나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의 데이터 저장소에 구축되며 오는 8월 초 오픈 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하나카드가 이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해 기존 금융권과는 다른 차별화된 고객 중심 혁신금융 서비스를 발굴해 선보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SK텔레콤은 SC제일은행과 협력해 마이데이터 클라우드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SKT와 SC제일은행은 지난 2월 초 마이테이터 전용 클라우드 구축사업 계약을 맺었다. SC제일은행 클라우드 내 마이데이터, 개인자산관리 데이터, 솔루션 분석결과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저장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SKT는 “하나카드 마이데이터 사업자 사업의 주사업자로 선정되어 구축 중에 있다. 또한 SC제일은행 마이데이터 사업도 주사업자로 구축하고 있다”며 “SKT는 단순 SI사업은 지양하고 빅데이터 & 모바일 & 클라우드 등 강점을 가진 영역에 대해서 주사업자로써 여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T의 시스템 구축 역량은 현재 마이데이터 분야에서 대외계, MCI 등 모든 시스템 구성요소를 주사업자로 수행하고 있는 만큼 SI사업자로서의 일부 역량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단순 SI는 지양한다고 하지만 고객에게 최적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SK C&C와 같은 전문 업체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IT서비스업체들 역시 최근 단순 인력 투입 사업을 지양하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T 역시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SKT 관계자는 “SK C&C와는 같은 위치의 사업자로서 만약 특정 금융사의 마이데이터 구축 입찰에 동시에 들어갔다면 경쟁관계라고 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룹내 IT서비스 계열사는 그룹의 IT혁신을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 수동적으로 기업의 전산화를 지원하던 조직에서 벗어나 선제안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기업들 스스로 디지털 역량 확보에 나서면서 IT서비스업체의 본연의 업과 충돌하는 부분이 서서히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로 인해 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대에 IT서비스업체들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동반자에서 경쟁자가 되고 있는 계열사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