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내부시스템이 해킹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이은 해킹 피해다. 주요 기술을 가진 기업·기관에서 연이어 보안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KAI는 해킹이 의심되는 사항에 대해 28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은 방위사업청이 KAI의 해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한국형 전투기(KF-X) 시리즈를 생산하는 KAI가 해킹됐다면 최신 국산 전투기인 KF-21의 설계도면이 탈취됐을 수 있다”며 “KAI 해킹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동일범인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인 김수키(kimsuky)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수키는 지난 2014년 한국수력원자원을 공격한 기관이다. 코로나19 백신 제약회사를 공격하는 등 활발한 해킹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북한 사이버테러 전문연구그룹 이슈메이커스랩은 하 의원의 요청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공격한 IP를 분석했는데, 공격 IP가 코로나19 제약회사를 공격할 때 사용됐던 북한 해커 서버로 연결됐다고 전한 바 있다.
하 의원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비밀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은 북한의 해킹사실을 감추고 은폐하는 데 급급하다. 꾸준히 북한의 해킹 실태와 수법을 포함한 전모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북한의 눈치를 보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이를 노골적으로 거부하며 한 번도 북한의 해킹 실태와 전모를 밝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하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 해킹 사건의 전모와 피해 내용을 빠짐없이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그동안 국정원이 북한의 해킹을 감추어온 행태는 국정원 본연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며 박 원장에 대한 책임론도 펼쳤다.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하 의원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대대적인 국정원 개혁에 나설 것”이라며 “국정원장이 대북 밀사로 통일외교 정책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국정원이 정보기관 본분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차기 대통령의 과제”라고 피력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 의원은 지난 2월 사이버안보를 위협하는 해킹 정보를 공개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해킹정보공개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정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