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발표한 제4차 국제정보보호지수(Global Cybersecurity Index)에서 한국이 4위를 차지했다. 15위였던 2019년 대비 11계단이나 올랐다.
29일(현지시간) 발표된 국제정보보호지수는 ITU에서 격년으로 진행하는 국가 사이버보안 수준 측정 프로젝트다. 국가간 사이버보안 역량을 비교·분석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조사대상은 194개국이다. 5개 영역으로 구성된 문항 73개에 대해 각국이 제출한 답변과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평가가 진행되는 방식이다. 설문에 응한 것은 150개 국가다.
5개 영역은 ▲사이버보안 및 사이버 범죄를 다루는 법적 제도 여부를 따지는 ‘법률’ ▲사이버보안을 다루는 기술적 기관 및 틀(프레임워크) ‘기술’ ▲국가 차원의 사이버보안 개발을 위한 정책기관과 전략 ‘조직’ ▲역량 강화 연구개발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 인증된 전문가·공공기관 존재 여부 ‘역량’ ▲파트너십, 협력 프레임워크, 정보공유 네트워크 ‘협력’ 등으로 이뤄졌다.
한국은 법률, 기술, 조직, 역량, 협력 항목에서 각각 20점, 19.54점, 18.98점, 20점, 20점을 받았다. 합계 98.52점으로, 2019년 진행된 3차때보다 11.22점이나 올랐다.
미국은 10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사우디아라비아가 99.54점으로 공동 2위, 에스토니아가 99.48점으로 3위다. 한국은 싱가포르, 스페인과 함께 공동 5위다. 일본은 97.82점으로 7위, 중국은 92.53점으로 33위다. 북한은 1.35점으로 181위를 차지했는데,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가파르게 순위가 상승한 배경에 2019년 수립한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 및 2차 정보보호산업진흥계획, K-사이버방역 추진전략 등의 영향이 있었으리라고 전한다. 정부 차원의 사이버보안 강화 움직임이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이버보안은 끊임없는 창과 방패의 레이스다. 단 한순간도 주의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한 번의 공격 허용으로 국민 생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정보보호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정보보호 전문인력 3만명 양성 등 정보보호산업 육성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정보보호 연구개발(R&D) 예산은 2020년 620억원에서 2021년 747억원으로 늘렸다. K-사이버방역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오는 2023년까지 정보보호 분야에 6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국제정보보호지수의 전반적인 점수 상향으로 변별성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9년 발표된 3차 국제정보보호지수에서는 1위 영국이 93.1점이었다. 90점을 넘는 국가가 5개에 불과했다. 반면 이번에 발표된 4차 지수에서는 1위가 100점이고 90점을 넘는 국가는 45개에 달한다. 3차 1위인 93.1점보다 높은 국가만 38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