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은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공통적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자파의 유해성과 오염물질 등이 거론되며 일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좌초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경기도 용인시에 제2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던 네이버가 주민 반발로 설립을 포기하고 결국 세종시에 새로운 부지를 찾아 최근 첫 삽을 뜬 바 있다. NHN 역시 경남 김해시에 제2 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한 이후, 지역 환경단체와 정치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해외도 상황은 비슷한 듯 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네덜란드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농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고, 구글이 룩셈부르크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는 국가 전력을 너무 많이 소비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애플이 아일랜드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 역시 비슷한 이유로 건립이 중단됐다. 당시 애플은 지역 투자와 지역 주민의 일자리 제공 등의 혜택을 제시했지만 해당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을 훼손할 것이라며 시위 집회를 개최하는 등 격렬한 저항을 보였다.
결국 환경단체는 애플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막아달라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애플은 5년 후인 2019년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부지를 매각했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데이터센터가 건립되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수반된다. 특히 국내에선 전자파 같은 실체가 없는 대상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더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이버와 NHN 데이터센터 설립을 반대하고 나선 이들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주민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이른바 ‘전자파 괴담’을 앞세웠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전자파의 유해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3년 전 네이버는 “전자파 전문연구기관인 미래전파공학연구소에 의뢰해 춘천 데이터센터 ‘각’을 측정한 결과, 전자파 수치가 일반 가정집보단 낮은 1밀리가우스(mG) 이하로 나타났다”며 “이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19.79mG)보다 훨씬 적은 전자파이며, 이로 인해 산업재해를 입은 사례도 없다”고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물론 최근엔 데이터센터가 디지털 뉴딜 시대의 핵심 시설로 떠오르면서 데이터센터를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관련 업계에선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형태의 유틸리티(시설)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이 필요하며, 관련 인프라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만큼 데이터센터가 지역에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커뮤니티 리더와 지역단체와 건설적인 토론을 벌이고 잘 수집된 데이터를 보여주는 설득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경 등 외관에도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주민과의 공존 방안을 잘 제시하고, 지역 사회에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실제 페이스북은 싱가포르에 첫 아시아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당시, 10억달러를 투입해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싱가포르에 맞춤화된 11층 높이의 건물로 데이터센터를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