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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2강 굳힌 네이버·쿠팡…갈 길 바쁜 중위권

- 거래액 20조원 이상 쿠팡·네이버 성장률 두자릿수…11번가·SSG닷컴 한자릿 수 그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비대면 소비 활성화로 e커머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업체 매출 성장률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쿠팡 등으로 판매자와 고객들이 몰리자 중위권 업체들은 공격적 마케팅 및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거래액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14일 e커머스 업계 1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매출 신장률이 업체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소비 확장에 따른 수혜가 각 업체에게 고르게 돌아가진 않았다는 의미다. 이미 판매자·고객이 대거 몰려 거래액이 높은 네이버·쿠팡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1분기 전년 동기보다 74% 증가한 42억686만달러(약 4조7348억원)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었다. 이 기간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구입한 적 있는 고객을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1603만여명으로 같은 기간 21% 늘었다. 그러나 주식 보상 등 일회성 비용과 관리비 증가로 적자 폭도 3배가량 늘었다.

쿠팡 김범석 의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놀라운 서비스(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 폭넓은 선택 세 가지를 조화롭게 제공하며 회사는 장기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에 이어 높은 성장률을 보인 업체는 거래액 기준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다. 지난 1분기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0.3% 증가한 3244억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중소상공인(SME)들이 지속적으로 온라인 전환하며 참여가 늘어난 점을 호실적 배경으로 꼽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45만개, 브랜드스토어는 320여개로 확대됐다.

통상 e커머스 업체는 거래액을 기업가치를 결정 짓는 지표로 삼는다. 거래액은 플랫폼을 통해 판매해서 결제되는 금액을 모두 합친 것이다. 작년 기준 네이버와 쿠팡 거래액은 각각 28조원, 24조원으로 추정된다. 단 거래액 규모가 커질 수록 부가수입이 생길 여지가 많아져 매출도 높아지게 된다. 즉 거래액과 매출은 정비례 관계를 갖는 셈.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건 그만큼 판매자·소비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했음을 의미한다.

네이버와 쿠팡 등 거래액 1·2위 업체들 매출이 급증한 반면 중위권 업체들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작년 기준 거래액 10조원 규모인 11번가 1분기 매출액은 13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억원 늘었다. 비율로 계산하면 1.5%에 그친 수치다. 영업손실은 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억원 개선에 머물렀다.

특히 11번가나 비상장기업인 위메프 등 기존 e커머스 업체들은 현재 외형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포기할 수 없는 게 상황이다. 몸집을 키워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시켜야하고 지속성을 위해선 수익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 이에 11번가는 SSG닷컴·GS프레시몰과 협업해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제휴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위메프 역시 판매자들에게 정률 수수료 2.9%를 도입해 신규 판매자 및 고객 유입을 확대시키면서도 판관비 등 다른 방면에서 비용을 줄이며 매출 감소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새벽배송 등 서비스는 계속해서 강화해나가지만 투자의 적정성은 수익성을 최원칙으로 한다”고 전했다.

롯데온과 SSG닷컴은 업계 후발주자인만큼 외형성장에 조금 더 적극적이다. 거래액 7조6000억 규모인 롯데온은 지난 달 수장을 새롭게 교체했다. 출범 1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결과 상품 구매 고객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오픈마켓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전환한 후 신규 판매자 입점을 위해 오는 7월까지 판매수수료 0%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다만 롯데온 1분기 매출은 2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9%가 줄었다. 영업손실도 15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판매자 수수료 매출 감소 영향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거래액 3조9000억원 규모였던 SSG닷컴은 순항 중이다. 올해 1분기 매출 33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8%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1억원이지만 전년동기대비 166억원 개선됐다. 이마트 등을 활용해 신선식품에 강점이 있는만큼 코로나19 시대 보다 많은 고객을 유입했다는 평가다. SSG닷컴은 올 1분기 거래액만 1조421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 범위를 수도권을 넘어 충청권으로 확대하고 패션업체 W컨셉을 인수해 패션 카테고리 및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 정도부터 4년 가까이 e커머스 업체들은 수익성을 포기하고 외형성장에만 집중하면서 경쟁적으로 규모를 키워왔지만 현재는 쿠팡을 제외하고 뚜렷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는 업체가 없다”면서 “e커머스 시장 자체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성장률을 따라가며 안정적으로 버티기만 해도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젠 상품 카테고리별 균형을 맞추며 수익도 함께 고려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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