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올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리니지2M 1분기 실적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회사 측은 1분기 실적 하락에 대해 불매운동 여파가 끼친 영향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10일 공시를 통해 밝힌 2021년 1분기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은 전분기 14% 감소한 3249억원이다. 전년 동기 5532억원에서 41% 줄어든 기록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이번 분기 부진을 겪으며 매출에 타격이 컸다.
특히 최근 이용자들의 불매운동 타깃이 됐던 리니지M의 매출은 전분기(2120억원)보다 18% 감소한 1726억원에 머물렀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 이후 2020년 2분기를 제외하고 분기당 평균 매출 2000억원을 꾸준히 넘겨온 바 있다.
리니지M의 경우 롤백(게임 업데이트 이전으로 돌리는 조치) 사건으로 인해 최근 이용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선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업데이트 후 롤백을 추진하며 4일 동안 과금한 이용자에게 게임머니로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이들은 불매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올 1월말 게임 업데이트 취소로 손해를 본 일부 이용자들이 엔씨소프트의 보상 정책에 항의하면서 국회와 사옥 앞 트럭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엔씨 측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이번 실적 하락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전무는 10일 컨퍼런스콜에서 불매운동 관련 "(리니지M에) 노이즈는 사실 있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지표를 확인해오고 있었다"며 "관련 영향이 데이터상에서도 뚜렷하게 있었다면 액션을 취했겠지만 일간 사용자(DAU), 최고 동시 접속사(PCU) 등 지표를 말해주는 모든 트래픽을 봤을 때 솔직히 실질적인 영향은 못 찾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트래픽 지표가 안 좋다면 자신 있게 말 못 하지만 일단 굉장히 좋다"며 "이용자에게 최고의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서비스 기조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니지M'은 출시 5년 차를 맞이하는 게임으로, 과거 모든 게임처럼 분기별 매출 유동성이 언제나 발생한다"며 "연간 업데이트를 앞두고 모멘텀(수익성)을 조정하는 과정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수의 언론과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불매운동 영향으로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컨콜 기사가 쏟아지자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유는 불매운동의 시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초부터 트럭이 돌면서 불매운동이 퍼져나갔다. 지난달 11일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3월 안드로이드 기준 리니지M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18만782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달 23만3937명과 비교해 25%가 줄어든 규모다.
엔씨 관계자는 "외부 조사기관 자료와 실제 데이터는 차이가 크다"며 "리니지M 이용자 지표는 안정적이다. 견고한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게임 이용자가 1억6000만원을 과금했으나 백섭(업데이트 이전) 1차 보상으로 1억1000만원에 해당하는 아이템과 5000만원어치 다이아(게임재화)를 보상 받은 사례가 있었다. 3월 중순 시점에는 2차 보상까지 수령 받았다.
다만 이 이용자는 1차 보상을 받았을 당시 엔씨 본사에 가서 직접 항의했지만 묵살당하자, 사옥의 주차장을 본인 자동차로 막기까지 했다. 해당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고, 그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로 인해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은 3월 말부터 더욱 크게 번졌다. 사실상 2분기 실적에 해당 운동에 대한 여파가 크게 반영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실적 결산 결과 매출 5125억원, 영업이익 567억원, 당기순이익 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0%, 77%, 5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