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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동대문 잡은 네이버, 지그재그 품는 카카오 ‘패션 대결’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패션 시장을 공략합니다. 네이버는 동대문 패션 분야 중소상공인(SME)과 손잡고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국내 이커머스 대형 매물인 이베이코리아 대신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 지그재그 인수를 추진하고 있죠. 똑같은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양사의 접근법은 조금씩 달라보입니다.

우선 네이버의 행보를 보겠습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또 다른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인 브랜디에 100억원 규모 투자를 했습니다. 브랜디는 여성과 남성 쇼핑 플랫폼을 비롯해 상품포장과 배송, 고객 응대까지 처리하는 올인원 풀필먼트(통합물류대행) 패션 서비스 ‘헬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투자는 양사가 지난 5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동대문 풀필먼트 서비스가 계기가 된 것인데요. 높은 출고율과 빨라진 배송으로 참여업체의 90%가 서비스 연장 의사를 밝히면서, 지속 협업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죠. 결국 이 투자의 핵심은 풀필먼트 인프라를 바탕으로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를 활성화하려는 데 있습니다. 네이버는 나아가 동대문 패션의 글로벌 진출까지 노리고 있고요.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동대문을 점찍은 걸까요? 네이버는 기존 검색 사업에서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독자적인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누구나 네이버에서 쇼핑몰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고, 대표적인 것이 패션 분야겠죠. SME들이 모두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게 될수록 네이버의 커머스 영향력은 커집니다. 이는 네이버가 SME와의 상생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동대문 패션 상인들은 이러한 네이버의 쇼핑 사업 전략에 일맥상통하는 대상인 겁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일본 시장내 라인과 야후에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라인과 야후의 경영통합으로 일본 현지 사정을 잘 아는 Z홀딩스가 이 작업을 맡게 됩니다. 일본에서 스마트스토어가 자리를 잡는 대로, 글로벌 진출 경쟁력이 있는 동대문 브랜드들을 Z홀딩스에 연결해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네이버가 구상하고 있는 다음 단계입니다. 일본 다음은 전 세계가 무대가 되겠죠. 그렇게 되면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으로서 지위도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카카오는 어떨까요? 잘 아시다시피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합병법인은 오는 7월1일 출범해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됩니다. 지그재그를 ‘국민 서비스’로 키우는 한편, 카카오 또한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카카오는 왜 지그재그를 택했을까요? 스타트업보다는 국내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라는 선택지도 있었는데 말이죠. 일단 카카오의 쇼핑 전략은 네이버와 결이 많이 다릅니다. 포털 검색 기반의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래서 모바일에 적합하며, 개인 맞춤형 커머스를 지향합니다. 그러니 지그재그가 제격입니다. 모바일 플랫폼 기반에 큐레이션(추천) 기술력도 갖추고 있고, 그 덕분에 MZ세대가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업계에서도 카카오와 지그재그의 시너지에 기대가 큽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한 오픈마켓 진출이라는 카드는 버렸지만, 카카오도 나름대로 영역 확장을 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사실 카카오 쇼핑 사업의 주 무대인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이긴 하지만 은근히 1020세대의 이용률이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기반 메시지들이 대체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카카오톡이 지그재그를 품는다면 생태계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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