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판매량 정점 후 내리막…누적 적자 5조원 - 소비자·거래처·협력사, 피해 최소화 논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1995년 첫 제품을 내놓은지 26년만이다. 스마트폰 유행에 적응하지 못한 뼈아픈 결과다.
5일 LG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휴대폰 사업 종료를 확정했다. 7월31일자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가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 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라며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 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라고 설명했다.
또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를 선언했다.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적재산권(IP) 문제가 컸다. IP를 제외한 브랜드와 생산시설을 팔고 싶었던 LG전자와 IP 때문에 LG전자 스마트폰을 사고 싶었던 원매자와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1995년 옛 LG정보통신이 전신이다. 2000년 LG전자는 LG정보통신을 합병해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로 재편했다. ▲화통 ▲싸이언 ▲옵티머스 등이 대표 브랜드다.
2008년 처음으로 연간 휴대폰 판매 1억대를 돌파했다. 세계 3위에 올랐다. 2009년 연간 최대인 1억1790만대를 공급했다. 역설적으로 위기는 이때부터 몰려왔다. 2007년 태동한 스마트폰 시대를 간과했다. 2009년을 정점으로 판매량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MC사업본부는 적자와 흑자를 오가다 2015년 2분기부터는 쭉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약 5조원이다.
그동안 LG전자는 ▲임직원 축소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 ▲국내 생산 중단 등 구조조정을 지속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브랜드 가치와 제품 경쟁력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LG전자는 ▲고객 ▲협력사 ▲거래처 ▲임직원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했다.
사후서비스(AS)는 지속한다. 기한은 미정이다. 재구매 프로그램 이용자 보상을 위한 협상을 통신사와 진행할 계획이다. 제품 생산은 5월까지 지속한다. 협력사와 거래처 보상은 합리적 수준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MC사업본부 임직원은 작년 12월31일 기준 3449명이다.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사로 재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