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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첫 확진자 그리고 1년…그래도 ICT·과학기술이 ‘버팀목’

<사진제공 = 질병관리청>
<사진제공 = 질병관리청>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난 한 해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속에서도 K방역으로 성공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 바탕에는 우수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고 고성능 컴퓨터, 인공지능 기술로 단기간에 진단키트도 개발했습니다. 개인의 위치조사를 통해 역학조사도 정밀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8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과학기술인, 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전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ICT와 과학기술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으며 대한민국의 코로나 펜데믹도 시작됐다. 단 한명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1년이 지난 지금 현재 6만8000여명의 확진자와 1100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코로나19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조금만 방심해도 바람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버티고 막아내는 것은 의료진들의 희생과 시민의식이다. 그리고 정세균 총리의 말처럼 과학 및 ICT 기술 역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 마스크 대란, 재고 애플리케이션으로 수급불안 해소

코로나19 사태 초기 많은 국민들은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수요에, 일부 사업자들의 사재기에 수출 등으로 마스크 한장한장이 귀한 대접을 받았다. 장당 1000원도 하지 않았던 마스크는 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밤새 줄을 서거나 TV 홈쇼핑에서는 주문이 폭주해 먹통이 되기 일쑤였다. 결국 정부는 마스크 수출금지 및 1인당 구매제한(5부제)를 시행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약국마다 긴 줄이 들어섰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시민들 역시 적지 않았다.

결국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즉각 관련 정부부처 및 기관,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공공기관들이 마스크 판매데이터를 개방하고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했다. 정부, 공공기관, 약사회, 우체국, 농협, 클라우드 기업, 앱 관련 기업, 시민 개발자 모두가 의기투합하는 초협력이 이뤄졌다.

서비스 초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안정화 되면서 마스크 대란도 점차 해소됐다. 7월 11일 마스크 공적 공급제도가 종료되며 마스크앱도 국민의 기억속으로 사라졌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5000만 국민이 활용했던 국민앱이었다. ICT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로 남았다.

◆ 코로나19 역학조사지원 시스템, 개인정보 논란 불구 역학조사 1등공신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감염자의 동선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월말 '코로나19 역학조사지원 시스템' 개발에 착수, 한달만에 완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시스템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국토부가 2018년부터 추진한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개발한 '스마트시티 데이터 허브 플랫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신용카드 사용 내용 등 이용자의 각종 데이터를 취합해 확진자의 동선 및 감염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시스템 구축전에는 역학조사관이 관계기관에 일일이 확인을 해 정보를 받아야 했다. 분석에도 하루 가량 걸렸다. 하지만 시스템을 통해 28개 관련기관과 실시간으로 정보 교환이 가능해져 10분 이내에 확진자 동선을 파악할 수 있었다. 외신의 반응도 뜨거웠다. 취재요청이 쇄도하자 정부는 50여 해외 언론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브리핑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이뤄지다보니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초반 확진자의 개인정보와 위치정보 및 이동경로가 세세하게 제공되다보니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블랙수면방 등 일부 확진자는 혐오의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자신의 동선이 공개되는 것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외신들도 역학조사 시스템에 높은 평가를 보이면서도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이번 3차 대유행에서 보듯이 시스템만으로는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는데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 고품질 K진단키트에 세계최초 유전자지도 완성

코로나19 초기 안일한 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1일에서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하지만 한국은 코로나 확산 초기였던 2월 초부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6시간만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보급해 신속한 진단과 대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후 국내 진단키트 190여 개 제품이 수출용으로 허가되어 세계 170여 개 국가에 4억 9,679만 명분이 수출됐다. 또한 우리나라가 제안한 코로나19 등 감염병 진단기법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상태다.

코로나19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RNA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한 것도 성과였다.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IBS 단장)팀과 질병관리청은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코로나 19가 만드는 작은 RNA 조각이 모두 9종류라는 사실을 밝혀내 이를 처음으로 모두 풀어냈다. 이로써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해당 바이러스의 전사체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도 규명할 수 있게 되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단키트 개발과 유전자지도 완성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2020년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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