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 미호요(MiHoYo)가 지난 9월28일 출시한 ‘원신(Genshin Impact)’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아시아는 물론 서구권 게임 시장까지 뒤흔들어놨다. 출시 직후 대비 인기와 매출 순위가 내려갔다지만, 여전히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 구글·애플 앱마켓에서 최고매출 10~20위권에 머물러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 슈퍼데이터(Superdata)는 중국 게임 가운데 유례없는 글로벌 흥행작으로 원신을 꼽았다. 원신은 슈퍼데이터가 조사한 지난 10월 전 세계 게임 매출액 기준, 모바일과 콘솔에서 각각 2위와 9위를 차지했다. 확률형 뽑기 아이템을 부정적으로 보는 서구권 게이머들까지 대거 끌어들여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초대형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도 원신은 화제였다. 뉴주(Newzoo) 10월 조사에 따르면, 레딧 이용자들이 리그오브레전드(LoL·롤)와 비슷한 규모로 원신에 대한 게시글과 댓글을 양산했다. 롤과 원신 각각 93만1000개, 92만6000개로 집계됐다. 3위 마인크래프트가 74만개 수준이다.
롤은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는 e스포츠 게임이다. 지난 10월에 글로벌 대회인 ‘롤드컵(LoL월드챔피언십)’이 진행돼 경기마다 수많은 게시글과 댓글이 쏟아졌다. 롤드컵 영향이 없었다면 원신이 레딧 내 커뮤니티 규모로 LoL을 제치는 파란이 일어났으리라 본다.
기자가 한국 게임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면서 원신의 성과를 연이어 조명하자, ‘너무 중국 게임을 띄워주는 거 아니냐’는 아쉬운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한국 게임이 이 정도 성과를 냈다면 어땠을까. 언론들이 연일 대서특필하며 보도를 이어갔을 것이다. 미운털이 박힌 중국 게임이라도 바로 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신은 게임 콘텐츠 측면에서, 기술력 측면에서도 한국 게임을 앞섰다. 커뮤니티 반응이나 드러난 성과만 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끄는 다양한 중국 게임을 보면 원신만의 사례는 아니다. 게임 중류(中流)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동시에 과거 성공에 기댄 게임 한류의 환상에서도 벗어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