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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데이터가 자산이 된다…블록체인과 만난 마이데이터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지난 12일 과기부 주최로 열린 '2020 마이데이터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지난 12일 과기부 주최로 열린 '2020 마이데이터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정보 주체가 자신의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를 자산화할 수 있는 기술로 블록체인이 손꼽히고 있다.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2020 마이데이터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맡은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데이터도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자산”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돈을 디지털화한 것만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이나 디지털화된 아이템, 더 나아가 데이터도 디지털 자산이 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도 '디지털 자산', "자산화엔 블록체인이 최적의 플랫폼"

한 대표는 무언가를 디지털 자산화하려면 블록체인을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자산을 디지털화하려면 거래를 위한 원장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공개 분산원장인 ‘블록체인’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할 경우 디지털 세상에서도 희소성을 구현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예전에 음원을 복제하던 때처럼, 디지털 세상의 자산은 복제가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지금은 블록체인 덕분에 디지털 세상에서도 희소성 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기술을 사용하면 희소성 있는 디지털 자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토큰 1개의 가격이 일정한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NFT란 토큰마다 가격이 다른 것을 말한다. 대체할 수 없는, 희소성 있는 아이템들을 토큰화할 때 NFT가 유용하게 쓰인다. 소유권도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게 증명할 수 있다.

한 대표는 블록체인 상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NFT의 사례들도 소개했다. 오스트리아 우체국에서는 발행한 디지털 우표 ‘크립토 스탬프’를 발행했으며, NBA 농구의 골 장면도 NFT화되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술사학자 벤자민 젠틸리(Benjamin Gentilli)의 ‘마음의 초상’ 작품을 NFT화한 게 크리스티 경매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게임 아이템이 NFT화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대표는 게임 ‘크립토 드래곤’을 예로 들었다. 플레이어가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을 발행하면, 해당 아이템은 크립토 드래곤의 중앙 데이터베이스에서 빠진 뒤 블록체인 상에서 NFT로 발행된다. NFT화되는 순간 게임 제작사는 아이템을 통제할 수 없고, 소유권은 플레이어에게 부여된다. 한 대표는 “게임 아이템 소유권이 제작사에서 플레이어로 완전히 넘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분야서도 블록체인으로 '마이데이터'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개인 데이터 중 하나인 의료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메디블록의 사례도 소개됐다. 발표를 맡은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는 “현재 의료계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런 의료를 위한 기술이 블록체인이고, 마이데이터 시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각 의료기관이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런 경우 데이터의 독점 문제나 유출 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에 메디블록은 의료 데이터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이 대표는 “의료기관은 의료 관련 메타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모두가 공유하는 장부를 만들 수 있다”며 의료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사업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의료 분야에서 마이데이터가 이상적이라고 평가받은 이유는 데이터의 신뢰 문제 때문이다. 일례로 환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데이터를 보험사에 넘겨준다고 해서, 보험사가 그 데이터를 온전히 신뢰한 뒤 보험금을 줄 순 없다. 이런 데이터의 신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블록체인이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데이터를 줄 때 해시값 같은 메타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환자는 그 데이터를 제3자에게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에게 데이터를 받은 제3자가 데이터의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데이터를 구해 블록체인 상 데이터와 일치하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현재 메디블록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울대학교 병원, 삼성화재와 협업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환자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데이터를 전달하면 해시값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며 “환자는 해당 데이터를 삼성화재에 전달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화재는 해시값 일치 여부만 확인하면 되므로 병원에 확인하지 않고도 데이터의 진위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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