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시리즈 공식 출시일이었던 지난 30일 새벽 3시48분. SK텔레콤 T다이렉트샵에서 사전예약으로 주문한 ‘아이폰12프로’가 이러한 문자와 함께 집앞으로 왔다. 매번 스마트폰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받기 위해 통신사 온라인몰 사전예약을 이용해왔지만, 아침도 아닌 새벽께 배송을 받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아이폰12 출시에 맞춰 가장 빠르게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T다이렉트샵 구매 선착순 1000명 한정으로 마련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자정 아이폰12 사전예약이 시작되자마자, T다이렉트샵 내 예약신청 웹페이지는 방문자가 폭주해 새벽 1시경까지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날 새벽배송 서비스는 새벽 1시를 조금 넘은 시점에 선착순이 모두 마감됐다. 접속 지연 사태를 감안하면 사이트가 정상 작동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착순 모집이 빠르게 끝난 셈이다. SK텔레콤이 새벽배송과 함께 준비한 ‘당일배송’ 서비스도 약 3시간만에 선착순(2500명) 마감됐다.
기자는 이날 새벽 1시4분에 사전예약을 완료한 덕분에 아이폰12프로를 새벽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었다. 선착순 안에 든 예약자들에게는 당일 전까지 T매니저가 일일이 연락해 새벽배송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예약자마다 전담 배송기사들이 배치되고 당일 순차적으로 배송이 시작된다. 배송기사는 밤 늦은 시간을 감안해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리는 대신 문앞에 제품을 놓고 문자를 남기고 갔다.
제품 수령은 새벽에 했지만 개통 자체는 아침 8시 이후 이뤄졌다. 기존 유심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에는 유심만 교체하면 되지만, 신규 유심을 구매했다면 별도 개통 신청을 하거나 아니면 11월2일에 일괄 개통이 되는 식이다. 기자의 경우 출근 전까지 원래 쓰던 폰에 남아 있는 연락처와 설정값을 새 제품으로 모두 옮기고 난 후 유심을 바꿔 끼자 곧바로 통화와 데이터 사용이 가능했다.
이러한 새벽배송 서비스는 아이폰12 사전예약에 맞춰 SK텔레콤이 처음으로 선보인 혜택이다.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 또한 추첨으로 아침 7시에 제품을 배송해주는 ‘7시 배송’ 서비스를 아이폰12 사전예약 혜택으로 제공했다. 이번에는 쿠팡 등 온라인마켓에서도 아이폰12의 새벽배송을 예약 혜택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당일 바로 제품을 배송해주는 ‘당일배송’이나 ‘바로픽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오긴 했지만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아이폰12가 처음”이라며 “2030 충성고객층이 많은 아이폰의 경우 새 제품을 저렴하게 사는 것보다 빨리 받는 것에 대한 수요가 더 크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과거 오프라인에서의 ‘줄 세우기’ 문화가 온라인에서의 ‘선착순 접수’로 재현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공식 출시일이 되면 애플 매장 앞에는 아이폰 신제품을 사기 위해 많은 인파가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연출됐지만, 이번 아이폰12의 경우 매장 오픈 시간인 8시 전에 기다리는 고객 수는 10여명에 그쳤다.
반면 SK텔레콤 T다이렉트샵을 비롯한 여러 온라인몰에서는 예판 시작과 함께 사이트가 마비되고 조기품절 사태가 벌어지는 등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국내 사전예약 판매량은 40~50만대로 추정되며, 이 중 온라인 구매비율도 전작보다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에 T다이렉트샵에서 아이폰12를 구매한 비중이 아이폰11보다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