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이 쏟아지면서 구형 모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유통망의 불법보조금 판매가 활개치고 있다.
특히 최근 출고가가 낮아지고 지원금이 크게 오른 갤럭시S10 5G의 경우 30만원대 고액 차비(페이백)까지 쥐어주면서 가입자를 유인하고 있다. 보급형 라인업이지만 수요가 많은 아이폰SE 역시 차비폰으로 팔리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온·오프라인 휴대폰 유통채널에서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와 올해 상반기작인 LG전자 ‘LG벨벳’, 애플의 ‘아이폰SE 2세대’ 등에 불법보조금이 대거 실리고 있다. 공짜폰을 넘어 구매자에게 페이백까지 주는 마이너스폰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갤럭시S10의 경우 10~2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에 가까운 페이백이 형성돼 있다. LG벨벳과 아이폰SE2 역시 10~20만원대로 페이백이 지급되고 있다.
통상 일부 유통망에서 고객에게 페이백을 얹어 판매하는 ‘차비폰’은 중저가 보급형 라인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마저 제조사 장려금이 없는 애플의 경우 페이백을 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형이지만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 시리즈부터 출시된 지 반년도 안 된 LG벨벳, SE2 등이 차비폰으로 등극했다.
이는 올 하반기 새 프리미엄폰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이전 모델 재고를 서둘러 정리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갤럭시노트20부터 초고가 라인업인 갤럭시Z폴드2·Z플립 5G가 이미 출시됐고, 갤럭시S20 팬에디션(FE)과 새로운 폼팩터의 LG윙, 10월 초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폰12까지 출시를 기다린다. 이에 통신사들은 구제품 물량 소진을 위해 출고가를 인하하고 공시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실제로 갤럭시S10 5G의 경우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512GB 모델 출고가를 103만1800원에서 83만2700원으로 19만9100원 낮췄다. 공시지원금도 최고요금제 기준 SK텔레콤 40만원 LG유플러스 50만원 KT 60만원으로 각각 상향됐다. 출고가 89만9800원인 LG벨벳은 KT에서 최고 60만원 공시지원금을 준다. 유통망 추가지원금까지 감안하면 이미 기기값만 20~30만원대로 내려간다.
문제는 이것이 일부 유통망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활용한 불법판매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판매자가 받아야 할 판매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으로 얹어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는 것인데, 공시지원금이 높으면 그만큼 가격인하 효과도 크기 때문에 집중 타깃이 되기도 한다. 현행법상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의 15% 추가지원금을 초과하면 모두 불법이다.
또 페이백을 받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적게는 8만원대부터 많게는 10만원이 넘는 고가 요금제를 가입해야 한다. 혹은 통신사별로 구독형 상품이나 부가서비스 가입을 권하기도 한다. 일부 판매자들은 일정 기간 이용 후 요금제나 서비스를 해지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페이백 약속마저 어기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