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챗’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애플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금지령은 다음달 20일부터 시행된다.
10일(현지시각) 정보기술(IT)매체 애플인사이더·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궈 TF인터내셔널 증권 분석가는 “위챗이 전세계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될 경우 아이폰 연간 판매량은 25~3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챗은 메시지뿐 아니라 결제, 전자상거래, 뉴스, 생산성 기능을 통합하면서 중국 사용자들에게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았다. 국내 대표적인 국민 메신저를 꼽으라면 ‘카카오톡’을 언급하듯, 중국에선 위챗이 이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애플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중화권 시장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했다. 그만큼 애플에게 중국은 주요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이 위챗을 제거하면 중국에서의 애플 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애플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밍치궈 분석가는 미국의 행정명령이 미치는 범위에 따라 2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위챗이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만 사라지는 경우와 전세계 앱스토어에 일괄적으로 삭제되는 경우다.
전세계 앱스토어에서 사라질 경우 연간 아이폰 출하량은 25~30% 감소, 에어팟,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등 기타 하드웨어 연간 출하량은 15~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미국에서만 삭제할 경우 전세계 아이폰 출하량은 3~6% 감소, 다른 하드웨어 제품 출하량은 3%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분석가는 “애플이 미국 앱스토어에서 위챗만 빼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앞서 애플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12 출시 연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최근엔 개발 중인 아이폰12시리즈 모델 2종에 카메라 렌즈 문제가 발생했다. 고온·고습 테스트 시행 중 대만 협력사가 제공한 렌즈 코팅 필름에 균열이 발생하고 납품 지연으로 이어진 것. 다만 공급업체를 다양화한 덕에 출시 일정이 추가로 연기되는 상황은 모면했다.
애플이 제품 완성도를 갖춘 제품을 출시 일정에 내놓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 외부적 상황들이 제품 흥행 여부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