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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게임 핵과의 전쟁’ 집단지성이 해법될까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 플레이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불법·편법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핵(Hack)’으로 통칭한다.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일수록 핵이 기승을 부린다. 이를 막기 위한 기업들의 고군분투는 ‘칼과 방패’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뚫리면 막고, 막으면 뚫고’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출시한 총싸움(FPS)게임 ‘발로란트’의 게임 핵을 막기 위해 뱅가드 프로그램을 내놨다. 뱅가드는 라이엇게임즈가 독자 개발한 부정행위 감지 플랫폼이다. 부정행위를 감지한 플레이어를 바로 차단하며 해당 플레이어의 게임은 즉시 종료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핵 방지를 최신 기술로 접근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에 일부 이용자들이 못 미더워하는 분위기다. 뱅가드가 게임 핵과 관련 없는 프로그램을 차단하는 등의 사례가 보고됐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설치된 PC방에서 오류가 잦다는 소식도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개발과 서비스로 수많은 기술적 노하우를 보유한 라이엇게임즈도 핵 대처가 쉽지 않음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회사는 뱅가드를 계속 고도화하면서 내부에 별도 전담팀을 두고 게임 핵을 막는다.

총싸움(FPS)게임 ‘서든어택’을 운영 중인 넥슨은 기술에 더해 최근 이용자 참여형 제도를 도입했다. 넥슨도 게임 핵에 다양한 기술적 대처를 이어왔으나 최근 새로운 방법론을 꺼내 든 것이다. 이용자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한다. 지난 18일, 대규모 이용자 배심원단이 비정상 게임 행위를 직접 판결하는 ‘길로틴 시스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든어택 이용자들이 부정행위 이용자를 신고하면 다수의 이용자 배심원들이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일부 이용자들이 핵 신고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까지 막기 위해 이번엔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배심원 제도까지 뒀다.

배심원단 규모가 눈길을 끈다. 참가자 12만명을 60개 그룹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넥슨은 이용자들이 길로틴 시스템 시범서비스에 적극 참여 중이라는 설명이다. 매달 1일 12만명 규모로 선발, 한달간 활동하게 되며 정확한 판결을 끌어낸 우수 배심원들은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넥슨이 꺼낸 배심원단 제도는 서든어택 핵을 상당폭 줄일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핵과의 전쟁은 게임 서비스를 지속하는 한 쉽게 끝나지 않으리라 보지만, 전면전을 국지전으로 바꿀 수만 있어도 게임 생태계에 다소 여유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넥슨의 새로운 시도가 잘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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