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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적었던 올 2분기, 공기청정기 판매 감소… ‘휴대용’만 인기

- 공기질 관심 증가하며 공기청정기도 제품 다변화 추세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국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처음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반면 기존 시장에서 파생된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신호탄일까. 아니면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의 다변화일까. 업계에선 후자에 좀 더 목소리가 실리는 분위기다.

16일 가전·렌털업계에 따르면,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휴대용 공기청정기 역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가정용과 달리 사무실이나 차 안 등 장소를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뿐 아니라 사무실, 자동차나 영유아와 함께하는 곳에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휴대용 공기청정기 시장은 약 150만대다.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초기 시장인만큼 점유율이 압도적인 기업 없이 경쟁하는 중이다.

LG전자 ‘퓨리케어 미니’, 코웨이 ‘에어보틀’, 청호나이스 ‘올웨이즈’ 등이 대표적이다. 에어보틀은 지난해 10월 출시 첫 달 1000대 가량 판매됐다. 올웨이즈는 올해 3월 말 출시 후 한 달 만에 판매량 5000대를 돌파했다. 청호나이스 4월 전체 공기청정기 판매량 중 25%를 차지한다.

매년 급증하던 전체 공기청정기 판매 성장률이 올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4~6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30% 정도 감소했다. 청호나이스도 4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5% 정도 감소했지만 휴대용 공기청정기로 그나마 감소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파생제품은 기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등장한다. 정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2010년대 초반 제습기가 그랬다. 2012년 45만대에서 2013년 13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제습기 시장이 커지자 휴대용 제습기가 떠올랐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중소· 중국기업 제품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공기청정기 시장은 제습기와 달리 여전히 성장 가능성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둔화된 것은 일시적 현상으로,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상대적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G전자와 코웨이 등 선도업체들이 먼저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다른 기업들이 연이어 참여하는 현상도 제습기와 다른 점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가 진짜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기까진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날씨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이어서 올 상반기 역성장하긴 했지만 여름이 지나고 미세먼지 이슈가 재발생하면 공청기 판매량도 다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공기청정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기보단 오히려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특정 수요층에 맞춰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는 관점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가정용과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활용 공간뿐 아니라 구매 연령층도 다르다”며 “가정용 공기청정기는 주부들이 주로 구매하는 반면 휴대용은 차량·강의실에서 쓰다보니 대학생·직장인들이 많이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공기청정기가 줄어든 상황에도 휴대용 공기청정기 시장이 성장한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어디서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위생을 강조하는 문화가 생겨난 점도 간접적 영향을 줬다.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청정면적을 늘리고 효과적으로 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 중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한국공기청정협회의 CA(Clean Air) 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고 전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배터리, 더블필터 등 성능과 편의성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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