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퀄컴 물량 늘려 이미지센서 부진 상쇄…주요 업체 생산라인 증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퀄컴 효과’로 대만 TSMC와의 점유율 차이를 소폭 줄였다.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근접했다.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긍정 요소가 있었다. 이미지센서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이뤄낸 결과라는 점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톱10’의 2020년 2분기 매출은 189억300만달러(약 22조7743억원)다. 전년동기대비 23.1% 올랐다. 5세대(5G) 이동통신 성장, 비대면(언택트) 효과에 따른 서버 매출 확대 등이 호재다.
업체별로 보면 TSMC가 단연 선두다. 점유율 51.5%, 매출액 101억500만달러다. 2위 삼성전자는 각각 18.8% 36억7800만달러다. 다만 올해 1분기(TSMC 54.1%·삼성 15.9%)보다 차이가 좁혀졌다. 이는 지난해 1분기(TSMC 48.1%·삼성 19.1%) 이후 최소 격차다.
단순 수치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내면을 보면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했다. 카메라 기능 확대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이미지센서가 10년 만에 하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2위 업체로, 이 제품은 삼성 파운드리에서 적지 않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지센서 하락에도 삼성전자가 선전한 이유는 퀄컴 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의존도를 낮췄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퀄컴의 차세대 5G 모뎀 칩 ‘X60’ 생산 계약을 따냈다. 5G 스마트폰 증대로 관련 칩 수요도 늘어나면서 양사는 ‘윈윈(Win-Win)’했다. 퀄컴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2% 증가, 집적회로(IC) 설계 부분 1위 자리를 되찾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시리즈에 ‘스냅드래곤865’를 탑재하는 등 퀄컴과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퀄컴 물량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는 TSMC와 삼성전자 대결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 UMC, SMIC 등도 상승세지만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은 1~2위 업체만 가능하다. 두 회사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해 5나노, 3나노, 2나노 순으로 발전하고 있다.
양사는 양과 질 모두 챙기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5나노미터(nm) 공정 팹 구축을 예고한 가운데, 3나노 생산라인도 추가할 예정이다. 대만 타이난시에 28조원을 투입, 해당 공장을 짓는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5나노 제품을 양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화성사업장에 5나노 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관련 제품이 생산된다. 이외에도 평택사업장 파운드리 라인을 짓고 있다. 화성·기흥·오스틴에 이어 평택까지 합세해 ‘4각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변수가 있지만 파운드리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를 추격하면 좋겠지만, 해당 사업 실적이 꾸준하게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로 애플과 TSMC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독점계약이 끝나면서, 수주 경쟁은 과열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TSMC가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기술을 앞세워, 2020년까지 아이폰 AP 독점 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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