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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라이즌, 실속 없는 5G 속도 1위…접속률 0.5% 불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세계 속도 1위를 기록했지만, 접속률은 0.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24시간 중 약 7분가량 5G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고 속도에도 불구하고, 5G 접속 성공률이 현저히 낮게 나타난 것이다. 버라이즌은 한국과 달리 ‘28Ghz’ 초고주파 대역으로 5G를 구축했다. 한국은 3.5Ghz 전국망에 이어 28Ghz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28GHz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영국 무선네트워크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은 지난 1월31일부터 4월30일까지 ▲미국 ▲한국 ▲호주 ▲영국 4개국 10개 통신사를 대상으로 5G 다운로드 속도, 유효성 등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미국 버라이즌은 5G 다운로드 속도에서 506.1Mbps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부터 4위에 오른 한국 통신3사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그런데, 실제 5G에 연결 가능한 지를 살펴본 ‘5G 유효성(5G availability)’ 측정에서는 0.5%에 그쳤다. 10개 통신사 중 ‘꼴찌’다. 24시간 중 단 7.2분만 5G에 접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실상 5G 서비스를 활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미국 버라이즌이 채택한 28GHz 주파수 대역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초고주파 대역인 28GHz는 현재 한국 5G 상용망에 적용된 3.5GHz보다 8배 넓은 데이터 폭을 활용한다. 이론적으로, 3.5GHz 대역은 LTE보다 3~4배 빠른 만큼 28GHz 대역에서는 네트워크 속도가 최대 20배, 20Gbps까지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상용망에서는 4Gbps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통신사가 28GHz 상용환경에서 속도검증을 했을 때 4.2Gbps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구현한 바 있다.

이처럼 28GHz는 빠른 속도를 자랑하지만, 초고주파 대역이라 직진성이 강하다. 전파가 건물, 벽 등을 통과할 때 손실률이 높다. 3.5GHz보다 투과율이 낮은 만큼, 커버리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촘촘한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국 버라이즌이 기록한 506.1Mbps 속도는 28GHz 대역에서 낼 수 있는 4Gbps과 비교해 6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라며 “0.5% 유효성은 5G를 거의 연결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면, 5G 유효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 통신사는 미국 T모바일이다. T모바일 5G 유효성은 19.8%다. 반면, T모바일 5G 다운로드 속도는 47Mbps로 꼴찌다. 이 속도는 SK텔레콤 4G 다운로드 속도 63.7Mbps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와 관련 오픈시그널은 T모바일이 4G 서비스에서 용도 변경한 600MHz 주파수를 활용해 우수한 커버리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역폭이 줄어든 만큼 속도는 느리다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에서 5G 속도와 유효성을 모두 잡은 곳은 국내 통신3사로 볼 수 있다. 통신3사는 5G 다운로드 속도와 유효성 부분에서 모두 2~4위에 안착했다. 버라이즌과 T모바일처럼 1위와 꼴찌를 넘나드는 모습은 아니다.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통신3사 5G 다운로드 속도는 ▲LG유플러스 238.7Mbps ▲SK텔레콤 220.6Mbps ▲KT 215Mbps, 5G 유효성은 ▲SK텔레콤 15.4% ▲LG유플러스 15.1% ▲KT 12.6%다. 유효성의 경우, 하루에 2~3시간가량 5G를 접속할 수 있는 결과다.

한국은 산간지역 중심 지형이 많고, 도심지역 밀집도가 높은 특성을 고려해 3.5Ghz 전국망을 구축한 후 스마트팩토리‧인구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28Ghz를 상용화하기로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좁은 지역에 촘촘하게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 만큼, 망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복안이다. 한국 통신3사는 올해 28Ghz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5G 접속 성공률 사례 등을 참조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적인 망 구축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통신3사는 이번 조사 결과 신뢰도를 문제 삼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는 단순 속도로만 판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접속률이 함께 고려돼야 사용자가 체감하는 품질이라고 할 수 있다”며 “무선 통신 품질은 측정 환경과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기관의 측정 결과를 국가나 사업자간 비교의 척도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5G 품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발표되는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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