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뤄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사회적인 격변기를 거쳤다. ICT 산업과 정책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거쳤다. 창조경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선거철마다 반복된 요금인하 이슈는 올해 정점을 찍었다. 선택약정할인 확대,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등으로 이동통신 시장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혼란한 시기속에서 반도체는 올 한해 최고의 성적표를 남겼다.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전체 ICT 산업 성장을 홀로 견인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올 한 해 ICT 분야별로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 한 해 ICT 정책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4년 전체 경제, 산업 정책을 이끌었던 창조경제가 사라지고 그 자리는 4차 산업혁명이 차지했다.
미래창조라는 애매한 작명으로 임기내내 논란이 됐던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름을 바꾸었다. 조직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정책만 중소벤처부로 넘어갔을 뿐 과학과, ICT의 두 바퀴 체제는 유효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 측면에서는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스타트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틀에서 목표는 같았지만 정책 방향은 효율성 극대화로 바뀌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전체 부처와 민간에서의 4차산업혁명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국회 대표적 불량 상임위인 과방위는 법안소위를 과학기술원자력, 방송정보통신으로 분리해 법안 처리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정치적 성격이 강한 방송이슈가 정보통신과 함께 묶이면서 ICT 분야의 원할한 법안처리는 쉽지 않게 됐다.
조기에 치뤄진 대통령 선거도 ICT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기본료 폐지는 통신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민간 기업에 대한 요금을 정부가 결정한다는 비판 때문에 기본료 폐지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됐지만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저소득층 및 노인층 요금감면 확대,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등으로 하반기 통신시장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독소조항으로 평가됐던 지원금 상한제는 일몰 연장 논의 없이 9월 폐지됐다. 통신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분리공시제 도입, 출고가 비교 공시 등을 통해 단통법 보완에 나선 상태다.
방송 분야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정권교체와 함께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들끓었고 방송사들의 파업이 시작됐다. 여러 논란 끝에 MBC 사장 교체가 현실화 됐고 YTN, KBS 등도 정상화를 앞두고 있다.
초고화질(UHD) 방송은 5월 31일부터 시작됐다. 당초 올해 2월 본방송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준비 부족으로 본방송이 연기됐다. 우여곡절 끝에 방송이 시작됐지만 실제 시청가구가 극소수라는 점에서 정책적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밖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인공지능(AI) 열풍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가상현실/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등의 서비스는 한층 고도화됐고 정부의 소프트웨어 중심 정책도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