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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스앤빌런즈 "이젠 세무·노무 분야도 업무자동화로 업무 혁신 "

(사진 왼쪽)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
(사진 왼쪽)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5-6년 전 한 외국SW기업의 한국지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외국인이었던 지사장은 싱가폴과 한국을 오고가며 아시아 시장을 관리했는데 마침 한국에 오는 일정이 있어 인터뷰 약속을 잡았었다. 당시 찾아간 사무실 회의실에서 영수증을 풀칠하고 있던 외국인 지사장의 표정이 선하다. 그는 한국에 오면 하는 일의 대부분이 이러한 영수증 정리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영수증 처리로 대표되는 세무업무는 기업에게 ‘잡무’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또 기업 대표들이 창업 시 가장 먼저 봉착하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세무업무가 법적, 제도적 이해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선 본업에 방해될 정도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다만 세무업무 중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의 대부분은 기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다. 영수증 수집과 처리 부분만 자동화가 이뤄져도 기업과 세무사들의 업무가 간결해질 수 있다. 하지만 세무업무에 있어 자동화는 타 분야에 비해 미진한 것이 사실이었다.

세무기장 업무 앱인 ‘자비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는 “해외의 경우 세무사를 고용하는 비용이 비싸 IT솔루션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는 세무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싸다. 따라서 사람에 주로 맡기는 시장으로 발전돼왔다. 그만큼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설명한다.

자비스는 세무는 물론 노무, 등기 업무 등 기업을 하면서 필수적인 업무 중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자동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선보인 자비스 앱은 영수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앱으로 전송하면 이를 자비스앤빌런즈 직원들이 입력해 전자문서화하는 구조다.

광학인식(OCR) 기술 등을 이용해 영수증을 촬영, 이미지를 텍스트화 할 수 있는 기술도 있지만 이는 신뢰도 면에서 100% 의존하기는 불가능해 인력을 투입해 영수증을 일일이 입력한다.

명함관리 앱인 ‘리멤버’를 만든 드라마앤컴퍼니 창업자였던 김범섭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명함과 달리 영수증은 ‘비용’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세무신고라는 영역까지 연관되는 만큼 전자화된 문서가 100%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자비스 앱을 이용할 경우 모든 영수증을 카메라로 찍을 필요는 없다. 전자세금계산서/ 계산서, 법인카드 사용내역, 현금영수증 등은 국세청 홈텍스 등을 통해 자동으로 수집된다. 촬영이 필요한 영수증은 수기세금계산서/ 계산서, 지로영수증, 3만원 이하 간이영수증, 사업목적의 개인카드 영수증 등이다.

김범섭 대표는 “수기로 입력하는 부분은 사실 전체 영수증 중 5%밖에 안 된다”며 “전자영수증이 확산되면 이 작업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택배 영수증 등 수기 영수증이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 있는한 0이 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비스앤빌런즈에서는 동일한 영수증 입력 작업을 2명이 병행해 서로간의 입력 데이터를 교차 검증해 전자화한다.

한편 자비스는 세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 전달하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무사 업무에 대립되는 서비스라기보다는 보다 세무사들이 일을 편하고 잘할 수 있게 보조한다는 얘기다. 김범섭 대표는 “세무기장업무에 엑셀이 주로 쓰이는데 불편함이 많다. 직원도 은행 업무를 따로 봐야하고 세무사무소와 기업 간 자료가 오고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자비스는 이러한 영수증 정보의 수집과 전달 등에 걸리는 시간을 절약해준다. 물론 사업 초기에는 오류도 있었다. 창업 경험이 어러 번 있는 김 대표는 “문제만 보고 쉽게 생각을 했었다. 세무서비스를 받으면서 내가 불편했던 점을 떠올리며 사업을 구상했다. 그런데 회계라는 것이 덧셈, 뺄셈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달랐다.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드는 것과 팔기 위한 음식이 다른 것처럼 문제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김 대표의 사업 방식도 변화시켰다. 그는 그동안 IT중심의 조직을 운영했는데 자비스는 IT조직보다 운영조직이 크다. 자비스는 ‘자비스앤빌런즈’라는 IT조직과 ‘자비스세무비서’라는 운영조직으로 법인이 구분돼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혁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적어도 세무기장 대행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법적으로 잘 풀어야 한다. 자칫하면 세무사법을 위반할 수 있다. 세무기장을 자격이 없는 자가 대행하면 안된다. 동업도 안된다. 자비스세무비서가 수임하고 우리가 지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비스는 최근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웹케시와 '스마트 세무비서' 사업을 위해 웹케시의 sERP간 데이터 연동 개발을 진행했고, 현재 기업은행 sERP 고객의 세무처리를 돕는 공동 상품이 준비되어 10월 26일부터 기업은행 영업점 창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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