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 26일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달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39%를 1126억원에 인수했다. 옐로모바일의 데일리금융 인수는 데일리금융의 자회사 중 하나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직접 시장 진출에 대해선 선을 그었지만 카카오도 2015년 투자한 증권 거래 업체 ‘두나무’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10월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가상화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한 중계자 없는 자금조달 방법인 ICO(Initial Coin Offering)가 새로운 기업 자금조달 방식으로 각광받으며 가상화폐 시장 자체도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된 한국블록체인학회와 핀테크플랫폼포럼이 주최한 ‘ICO의 미래 –리스크 vs 기회’ 세미나에서 한국블록체인학회장 인호 교수는 “블록체인 확산과 맞물려 중계자 없는 자금조달 방법인 ICO(Initial Coin Offering)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분기 글로벌 ICO 조달 자금이 9000억원 정도로 벤처캐피탈을 통해 조달받는 금액의 3배에 달하는 골든크로스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호 교수는 “블록체인 회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도 코인(가상화폐)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헐리우드에 무비코인이 나오고 있는데 영화가 성공을 하면 코인을 구매한 사람에게 배당금이 가기도 한다. 기업 시장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NXC가 인수한 코빗의 공동창업자(前)인 한국블록체인협회 김진화 이사는 “ICO는 허용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라며 “경제, 창업의 주도권이 대중화되고 오픈된 환경으로 전환되는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코빗은 기관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소프트뱅크 등 투자한 벤처캐피탈이 성공적으로 엑시트 했는데 사실 초기에 이용자들이 코빗 주식을 좀 팔아라 하는 요구가 많았다. 코인을 발행해 주식을 대용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선 자본조달을 할 수 있고 주식구매자들이 거래를 통해 정보 등을 전파하면 양수겸장의 묘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안했다. 법적으로 복잡했고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했기 때문이지만 아쉽기는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ICO의 영향으로 가상화폐의 가치가 오른 측면이 있다. 코빗에 있을 때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간편결제 등을 연구했는데 비트코인으로 신용카드 역할을 대체하는 것은 어렵겠다고 봤다. 이러한 자본시장의 실생활 적용에 대해 ICO가 답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 기업 자금조달은 대형 투자사와 ICO를 통한 대중과의 양 대 구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 이사는 “소프트뱅크가 올해 25조원을 투자했다. ICO를 통한 투자는 2조 정도 되는데 앞으로 투자는 전문적이고 대형 펀드를 통한 투자자와 아마추어, 소규모의 ICO를 통한 투자자의 대립구조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진화 이사는 기자와 만나 NXC의 코빗 인수에 대해 “NXC는 이전부터 코빗의 주주여서 회사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며 “코빗은 타 거래소에 비해 블록체인 기술개발 인력이 많아 기술 확보 측면이 용이하고 넥슨은 게임시장에 가상화폐 도입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