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SDS(대표 정유성)가 대화형AI 플랫폼 ‘브리티(Brity)’를 출시하며 B2B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삼성SDS는 5일 송파구 잠실 본사에서 미디어설명회를 열고 브리티를 공개했다.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장 홍원표 사장은 “삼성SDS는 AI 서비스사업자로 성장하고자 한다. 그동안 분석, 비주얼 AI를 발표했으며 이번에 대화형 AI를 소개하게 됐다. 브리티는 자연어 기반으로 대화하고 기업고객이 요청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서비스다. 삼성SDS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수 있는 솔루션과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용 대화형 AI 선보여=삼성SDS는 지난 6월 수치나 로그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인식이나 결과 예측 등을 수행하는 분석 AI인 브라이틱스 AI(Brightics AI)와 이미지나 동영상을 분석해 개체인식과 장면 이해 등을 수행하는 시각 AI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대화형 AI인 브리티는 자연어로 대화해 고객이 요청하는 업무를 지원하고 수행하는 지능형 비서다. 삼성SDS 개발센터장 김종필 상무는 “삼성SDS는 B2C가 아닌 B2B 대상의 AI 플랫폼 사업을 추구하고 있다. 타겟 업종은 제조/금융/서비스로 제품의 성능개선과 기능을 추가하는 부분의 적용이 해당된다. 궁극적으로 AI를 통해 비즈니스와 고객혁신의 가치를 추구한다. 업무 프로세스 향상, 생산성 향상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티(Brity)는 사용자가 요청하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자연어 이해와 추론 및 학습이 가능한 대화형 AI엔진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단문이 아닌 복잡한 중문의 문장일지라도 사용자의 질문의도를 분석해 질문자의 의도에 맞는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어제 냉장고 주문했는데 도착을 언제 합니까?”라고 물어보면 “어제 냉장고 주문했는데”라는 부가정보와 “도착을 언제 합니까?”라는 질문 의도를 먼저 분리한 후 부가정보를 활용해서 질문의도에 맞춰 답변하는 방식이다.
브리티(Brity)는 또한 갑작스럽게 사용자가 화제를 전환할 경우에도 새로운 의도를 처리한 후 이전 의도로 복귀해 대화를 진행해 처리를 해준다.
가령 “카드 추천을 해달라”는 질문을 하다 “홈페이지 주소 변경을 어떻게 하나”처럼 처음과 달리 다른 주제로 전환해 물어보더라도 결국 “카드추천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원하시는 혜택을 말씀해주세요”와 같이 처음의 의도로 복귀토록 한다. 즉 지능적으로 대화 맥락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브리티(Brity)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는 지난 14년 국내와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자사의 연구소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언어이해기술, 다중 의도 인식 및 문장별 감성 분석 등을 가능케 해주는 자연어 처리 엔진과 학습 모델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삼성SDS AI연구팀장 이치훈 상무는 “브리티는 대화모델을 자동 구축해 대화구축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고 다중문맥관리를 지능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상용화했다. 또, 복합의도를 파악해 대화 의도의 정확도를 95%까지 높였다”고 전했다.
대화구축은 기업의 가지고 있는 고객응대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진행할 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사전에 대화구축을 통해 인공지능은 고객과의 대화에 있어 효율적인 대화를 전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자가학습이 가능한 AI플랫폼=브리티(Brity)는 플랫폼의 특성으로 인해 문자 대화 뿐만 아니라 음성 대화도 지원한다. 카카오,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는 물론 PC, 전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다.
브리티는 이 밖에 자동 추천을 통해 대화모델 성능을 향상시켜 기존 대화형 AI에 비해 구축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해 비용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삼성SDS는 “외부 출시에 앞서 올 5월부터 삼성SDS를 포함한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정, 전화번호, 출장, 근태 및 식단 메뉴 등 회사 내에서 임직원들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각종 정보 서비스를 브리티로 처리해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이날 시연회를 통해서도 브리티의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메신저 기반으로 ▲Brity(일정, 연락처 등) ▲Brity for Welstory(식당메뉴 등)의 임직원 정보서비스와, ▲Brity for SCM(공급망 관련) ▲Brity for 회사생활가이드(출장, 근태 등) 등 업무 특화 지원 분야는
물론 전화 기반으로 ▲고객센터 관련한 Brity ICC(고장신고 접수 등)를 소개했다.
삼성SDS 개발센터장 김종필 상무는 “브리티는 이미 여러 업종에서 다양한 응용서비스로 구현 중이며, 고객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한편, AI 플랫폼의 지속적인 개발과 사업 강화를 위해 조직 확충 및 전문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AI기술 개발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실리콘밸리 애플, 야후 등 글로벌IT기업에서 인공지능 분야에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갖춘 AI전문가인 이치훈 상무를 지난 6월 영입한 바 있다.
그는 강화학습의 창시자인 캐나다 알버타대학교 리차드 서튼 교수의 명맥을 잇는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삼성SDS AI연구팀장 이치훈 상무는 “AI시대에서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데 삼성SDS는 이런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기업이다”라고 합류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 기업고객의 비즈니스 혁신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AI(AIaaS) 사업자로 삼성SDS가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Q: 인공지능은 언어 습득이 중요한데 브리티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A/ 김종필 상무 : 사투리의 경우 100% 교육되지는 않았다. 영어는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텍스트 기반으로 처리가 가능한 부분이라면 언제든지 음성 적용이 가능하다. 한국어 처리는 IBM 왓슨에 비해 월등하다.
Q: 시리 등 다른 인공지능 기술과 비교해 브리티가 갖는 장점은.
A/ 이치훈 상무 : 애플 시리의 경우 컨슈머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방대한 도메인 지식이 필요하다. 반면 특정 기업에서 생기는 데이터와 정보 등을 가져오고 관계를 이해하는 과정은 브리티 방법론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기업향에 맞는 기술력을 확보했고 한국어 교육에 대해서도 강점이 있다. 영어의 경우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는 구축됐다. 다만 어떤 데이터를 써서 정보를 뽑아내 것인가의 과정 들은 고민하고 있다.
Q: 삼성전자의 빅스비와는 무엇이 다른가?
A/ 김종필 상무 : 빅스비도 대답 구조는 우리와 동일하다. 빅스비는 B2C를 타겟으로 해 데이터 부분에서 음악, 상품, 구매 정보를 가져가지만 B2B 시장에서는 특정 영역을 데이터가 필요하다. 브리티는 백엔드 특정 도메인, 예를 들어 ERP 등을 연계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SDS가 지향하는 것은 B2B 시장을 타겟하는 만큼 빅스비 시장과는 다르다.
Q: 이치훈 상무의 경우 6월에 합류했는데 브리티 개발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A/ 이치훈 상무 : 삼성SDS에 합류해서 브리티가 자체진화를 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모델 스스로 잘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러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의 스케일이 가능하냐가 화두다. 브리티는 AI를 위한 AI 구성요소가 많이 들어있다. 셀프진화가 가능한 프레임워크 구현해 (타 사들과)차별화했다.
Q: 브리티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 규모는?
A/ 홍원표 사장 : 최근 삼성SDS의 미국 연구소를 방문,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클라우드 등 연구내용에 대해 듣고 왔다. 우리가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상당히 성숙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지만 모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책임임원을 만났을 때 클라우드는 10%밖에 사업적으로 실현되어 있고 아직도 90%의 기회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대화형 AI는 기술적으로 발전, 복잡한 상황까지 감당해 낼 것으로 본다. 시장 규모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기업고객, 또는 기업고객의 고객이 이 서비스에 대해 어느 정도 가치를 느낄지 말하는 것은 어렵다. 단 확실한 것은 브리티가 기업 도메인에서 기업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생산성 혁신에 타겟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란 점이다. 중견기업이건 대기업이건 좋은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