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시장이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대결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인수합병(M&A) 부터, 신기술 경쟁, 정부의 정책 방향 등에서 맞서고 있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인수합병이나 주파수 경매 등 자사 이익과 연결될 것 같은 이슈에 대해서는 상대방을 공격했지만 공식적으로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거나 행사를 여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통신시장 맏형은 역사로 보면 KT 이지만 이동통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SKT가 견제대상으로 급부상하며 KT와 LGU+의 공동대응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모양새다.
◆두려운 무선지배력 전이=KT와 LGU+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영향력이 유선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올해 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저지에 사활을 걸었던 KT와 LGU+는 가장 큰 반대 이유로 무선시장 지배력의 전이를 꼽았다. M&A에 이어 최근 정부의 유료방송 발전방안 중 동등결합 이슈는 엉뚱하게도 SKT의 SK브로드밴드 위탁판매로 불똥이 튀었다.
KT와 LGU+는 "SKT가 SKB 유선 위탁·재판매를 지속되면 동등결합이 유명무실해진다"는 논리로 SKT를 압박했다. SKT의 이동통신 유통망을 통해 SKB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결국, 이동통신 지배력이 유선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동등결합의 중심에 있는 케이블 사업자도 문제 삼지 않은 것을 통신사가 문제 삼은 것이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상품의 동등결합은 정해진 수순이고 이를 통해 위탁·재판매에 제동을 걸어 지배력 전이를 막아보겠다는 것이 KT와 LGU+의 전략인 셈이다.
◆사사건건 발목…SKT “경쟁사 대응 도 넘었다”=SK 진영은 뭐만 하려하면 경쟁사들이 공동대응해 여론을 형성하려 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 결합상품에서 SKT-SKB와 KT-LGU+간 논쟁을 주어만 빼고 들어보면 올해 초 CJ헬로비전 M&A에서 맞붙은 것과 거의 유사하다. SK 진영은 경쟁사의 지배력 전이 논리에 맞서 “유선시장에서 압도적 1위는 KT”라며 맞서고 있다.
실제 9월 기준으로 초고속인터넷은 KT가 847만명으로 SK브로드밴드(SKT 재판매 포함) 518만, LG유플러스 356만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T IPTV 가입자는 692만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를 합쳐도 KT 밑이다. KT가 시장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SKT의 SKB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위탁판매를 굉장히 큰 문제처럼 보고 있지만 실제 SK군의 전체 점유율은 2%p 증가에 그쳤다. 숫자만 보면 SKT의 이동통신 지배력 전이는 본격화되지 않은 셈이다.
◆KT, 애매한 포지션…LGU+만 이득?=SKT의 외연확대를 막기 위해 KT와 LGU+가 공동대응하고 있지만 양사의 득실은 다르다.
KT와 LGU+가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SK진영의 조준경은 KT로 향하고 있다. 사실 LGU+는 점유율, 시장지배력 측면에서 흠(?) 잡을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KT는 다르다. SK진영 주장대로 초고속인터넷, 그리고 최근 M&A 이슈나 유료방송 발전방안에서 문제가 된 방송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다. SKT의 이동통신 상품 경쟁력이 SKB 유선상품 판매에 도움이 되더라도 단기간에 KT를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탁판매 역시 마찬가지다. KT도 KT스카이라이프와의 제휴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를 판매하고 있다. 위성방송과 IPTV가 결합된 OTS는 KT 진영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위탁판매, 장려금 및 수수료 지급, 순증가입자 싹쓸이 등 논란이 되는 부분에서 KT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지배력 전이 논란에서 가장 자유로운 곳은 LGU+다. LGU+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IPTV 모두 3위다. 경쟁사들로부터 지적받을 것이 없다. 하지만 경쟁사 흠집내기, 유효경쟁정책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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