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핀테크 서비스업이라고 할 수 있죠. 다양한 핀테크 기법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KEB하나은행의 미래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한준성 전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18일 공식화된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가칭)’의 역할을 이렇게 규정했다. 한 전무는 이어 “생활금융플랫폼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도 포커스를 맞춘 서비스를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51%, SK텔레콤이 49%를 투자해 설립되는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의 설립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권의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생활금융플랫폼이 도대체 뭘 하는 곳이냐’, ‘어떤 업종으로 분류되느냐’, ‘왜 SK텔레콤과 합작을 했느냐, 이유가 따로 있느냐’ 는 등 실체 파악에 분주했다.
그러나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려면 당분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핀테크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전담하는 전문회사가 이번에 국내 금융권 최초로 설립됐다는 점, 그리고 이 회사의 비즈니스 영역이 기존 은행권의 ‘모바일뱅킹’ 서비스 시장, 나아가 올 연말쯤 출범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즈니스 모델까지도 부분적으로 걸쳐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매우 주목된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2009년 스마트폰뱅킹서비스를 처음 출시하는 등 하나금융은 지금까지 핀테크 및 스마트금융 분야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미래금융그룹을 확대 개편하면서 더욱 이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아마도 회원수 500만명을 돌파한 ‘하나멤버스’의 성공 신화가 이번 ‘생활금융플랫폼’ 합작사까지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 출범과 관련하여 몇가지 주목해야할 몇가지 사안을 정리해 본다.
◆ ‘생활금융플랫폼’ 전담회사의 출범... 금융권에 후폭풍 예상= ‘생활금융플랫폼’이란 말은 최근 등장한 신조어다. 주요 금융그룹이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소액금융거래, 간편결제, 다양한 이벤트와 금융서비스의 결합, 관리비 및 공과금 등 개인화된 금융서비스 기능이 강조된다.
지금까지 은행권은 자체 모바일뱅크 서비스를 통해 이같은 ‘생활금융플랫폼’ 전략을 조금씩 확장해왔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생활금융플랫폼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등 핵심 비즈니스 영역으로 개인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6월 선보인 모바일뱅크 서비스인 ‘리브(LiiV)’, 또 8월부터 모바일뱅크서비스에 들어간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도 역시 광범위한 생활금융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지향한다.
물론 KEB하나은행의 모바일뱅크 서비스인 ‘1Q뱅크’도 외화송금 및 환전 등 기존 특화된 기능에서 ‘생활금융플랫폼’으로 기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단계다. BNK금융 소속의 부산은행의 ‘썸뱅크’는 롯데그룹의 거대한 유통(L포인트)망과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 역시 넓게 보면 ‘생활금융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은 이 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별도의 전담회사를 두고 ‘생활금융플랫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이 이같이 결정한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어보인다. ‘생활금융플랫폼’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다. 기존 ‘은행 모바일뱅크’ 수준에서는 예상치 못한 제약이 있을 수 있는데 별도의 합작사를 통해 활동 반경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제시되고 있는 핀테크 서비스중 기존 규제 및 금융 관련법의 규제로 서비스 모델이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않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핀테크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도 기존 모바일뱅크 모델보다는 별도의 전담회사를 통한 방안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듯하다. 하나금융은 KEB하나은행이 가진 외환(외화송금, 환전 등)부문에서의 강점을 '1Q뱅크' 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향후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도 이 분야에서 보다 확장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하나금융의 입장에선 통신, 유통, 서비스, 교육, 의료(헬스케어) 등 비금융업종과의 역동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있어서도 이 분야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것으로 분석된다.
◆‘생활금융플랫폼’ 전문회사, 모바일뱅크- 인터넷전문은행에 미치는 영향 =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 한 준성 전무는 “핀테크에 기반한 모든 금융서비스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한 전무는 ‘KEB하나은행에서 제공하고 있는 ’1Q뱅크‘ 와 비즈니스 모델이 충돌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 보다는 지금은 다양한 혁신적인 모델들을 도전적으로 시도하는 단계”라고 규정했다. 오히려 '1Q뱅크' 서비스와 생활금융플랫폼과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하나-SK 생활금융플랫폼’ 전문회사는 ‘중금리대출’을 지향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비즈니스 모델이 직접적으로 겹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 하나금융, SK텔레콤 모두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측은 이날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핀테크 서비스에 녹여내,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여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즉, SK텔레콤이 KT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의식한 것이라면 이를 염두에 둔 대응으로도 풀이된다. 결국 중금리대출, 외화송금 등 결국은 민감한 부분에서도 경쟁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 전무도 “물론 금융시장에선 어떤 형태로든 커니벌리즘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제 그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응하기위한 성격도 분명히 있다는 의미다.
◆합작 파트너, 왜 SK텔레콤인가? = 이날 시장의 관심사중 하나는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합작을 한 이유였다. 일각에선 ‘양사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배타적인 서비스를 우선 만들겠다는 것이냐’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전무 “양사의 핀테크 비즈니스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합작을 한 것이지 양측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이것은 별도의 사업이다. 모든 사람이 서비스 대상이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이 주요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 전무는 이어 “하나금융은 생활금융플랫폼의 서비스 확장을 위해 SK텔레콤외에도 앞으로 시장에서 역량이 있는 국내외 파트너들을 계속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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