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해상도가 좋아야 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아닌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출현해야 하고, 포스트 OLED와 같은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 기반기술팀 추혜용 전무는 13일 강원도 평창 보광휘닉스파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제11회 디스플레이 국가연구개발사업 총괄워크샵’ 식전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추 전무는 11K 해상도에 인치당픽셀수(ppi)가 2250에 이르는 디스플레이 개발 프로젝트 ‘엔데카(EnDK)’를 추진하고 있다. 엔데카는 그리스어로 11을 뜻한다. 오는 2020년 4월까지 진행되며 모바일용 디스플레이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해상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이유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VR과 AR 시장의 대응을 위해서다.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SID)에 게재된 NHK과학기술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픽셀밀도가 증가할수록 현실처럼 느껴지는 감각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ppi의 증가가 현실감을 높여주는데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실감은 VR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가상현실 기기는 머리에 써야 하는 헤드마운드디스플레이(HMD) 형태가 대부분이다. 콘텐츠는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대중화되기에는 불편한 구석이 많다. 사람의 눈이 두 개, 그러니까 양안에 맞추기 위해 해상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해상도만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면 그만큼 현실감을 높일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가능하다.
추 전무는 “VR이나 AR를 (제대로) 하려면 지금의 해상도를 넘어서야 한다. WOLED로는 전력소비량을 만족시키면서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이 나오지 않는다. 그게 답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WOLED는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에 적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에 주력하고 있으며 TV용 OLED는 내놓지 않고 있다. 세트업체인 삼성전자는 OLED보다 퀀텀닷(QD)을 이용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내미는 모양새다.
추 전무는 “VR와 AR는 기존 3D TV와는 다른 환경이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플랫폼 업체가 준비하고 있어 우려는 덜해도 될 것 같다”며 “OLED가 아닌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출현해야 하고, 포스트 OLED와 같은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창=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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