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 시장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투자를 많이 하고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적자가 많고 규모가 작은 사업자는 오히려 흑자를 거두는 모양새다.
알뜰폰 점유율이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0%를 넘어섰다. 11월말 584만8000명이 이동통신 3사 서비스 대신 알뜰폰을 선택했다.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재무적 측면에선 사업자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는 SK텔링크 등 이동통신 3사 자회사를 포함해 총 38개사. 이 중 대기업 계열로 분류되는 곳은 SK텔링크, M모바일, 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자회사들과 CJ그룹의 CJ헬로비전과 태광그룹의 KCT, 이마트, KT파워텔, 홈플러스, KT텔레캄 등을 꼽을 수 있다.
11월말 기준으로 CJ헬로비전이 84만7434명으로 1위이고 그 뒤를 SK텔링크(84만4639명)가 바짝 쫓고 있다. KT의 M모바일은 29만2000여명으로 7위다. 중소기업이지만 EG모바일이 54만4000여명으로 3위, 유니컴즈(52만8000명), 인스코비·프리텔레콤(44만1000명), 아이즈비즌(41만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중소사업자들은 이미 흑자를 시연한 반면, 대기업 계열들은 여전히 적자라는 점이다.
대기업 계열 A사의 경우 2012~2014년간 기록한 적자가 무려 1000억원이 넘었다. 올해 들어 약 4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향후 성장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적자를 메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A사 이외의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 대부분은 올해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가입자가 많고 중소 사업자보다 가입자당매출(ARPU)가 높은데 적자에서 허덕이는 것일까.
중소 사업자들은 대부분 단순 알뜰폰 사업자들이다. 이통3사로부터 떼어온 물건(네트워크)에 적정 이익을 붙여 판매하는 단순한 사업구조다. 대부분 음성 중심의 3G 서비스다. 자체투자 규모가 작다. 여기에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감면 이외에 우체국을 통한 판매지원까지 받다보니 빠른 시일에 흑자를 시연할 수 있었다. 유니컴즈, 아이즈비전, EG모바일 등 주요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2014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대기업 계열은 대부분 자체 시스템을 갖춘다. 여기에 CJ헬로비전처럼 LTE에 집중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3사와 직접 경쟁할 수 밖에 없다. 마케팅비용, 고객응대 시스템 등을 갖추다보면 투자비가 상당히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오프라인 유통망이 부족한 것은 매한가지인데 대기업 계열이라는 이유로 우체국 판매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대기업 계열 사업자는 LTE,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큰데다 이통3사와 직접경쟁으로 중소 사업자에 비해 많은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규모의 경제를 어느정도 실현하며 적자는 지난해부터 감소추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경쟁상황을 감안할 때 LTE 시장에서 이통3사와 경쟁하기 쉽지 않은데다 알뜰폰 시장이 점유율 10%를 넘긴 상황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도 미지수라는 점에서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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