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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시 대만 에이수스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HTC 인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HTC 인수 가능성이 있느냐는 주주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각) 시 회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HTC는 펄쩍 뛰었다. 공식 자료를 내고 “에이수스와 접촉한 일이 없으며, 합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에이수스가 HTC를 인수할지,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계 5위 PC 업체를 이끄는 시 회장의 ‘HTC 인수 가능성’ 발언을 관련 시장의 장기 침체와 연관 짓는다. 더 이상의 성장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 PC 시장은 2012년을 기점으로 매년 출하량이 줄고 있다. 전통적 PC 완성품 업체들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레노버는 지난해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왕년의 강자’ HP는 부진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올 11월 PC 사업을 분사시키기로 했다. 일본 소니는 이미 지난해 적자덩어리 PC 사업을 일본계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에 매각했다. 도시바 역시 소비자용 PC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한때 무서운 기세로 PC 출하량을 늘렸던 삼성전자도 최근 관련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무선사업부로 PC 사업부가 통합된 이후 태블릿에 집중하겠다는 내부 방침이 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쑤저우 PC 공장 일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도 있다”며 “현재 가동률이 40% 미만이어서 어떻게든 처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는 애플 뿐이다. 인텔코리아의 관계자는 “미국 같은 선진 시장에서 가격이 1000달러를 넘는 노트북 판매량 가운데 상당 수는 애플의 맥북”이라고 설명했다.

PC 시장의 장기 침체는 후방 산업계의 전략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지난 1분기 인텔의 실적을 보면, 서버 사업부의 영업이익(17억100만달러)은 PC 사업부의 이익 수준(14억1000만달러)을 앞질렀다. 이제 인텔 내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분야는 PC가 아니라 서버다. 최근 167억달러에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인 알테라를 인수한 이유도 서버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AMD 역시 사업 조정을 통해 올 연말까지 PC 외 사업에서 50%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범용 PC D램보단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에는 PC D램을 먼저 개발한 후 시차를 두고 모바일, 그래픽, 서버용 D램을 개발, 출하했으나 최근에는 이 같은 개발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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