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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I는 기업의 핵심 자산"…API 경제 열린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스마트 시대가 도래한 이후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부 개발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API 제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API는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의 구성요소들을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중간다리다. 과거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는 독립적으로 운영됐지만, 최근에는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성이 중요해지면서 API의 활용도가 커졌다.

대표적으로 API를 통해 성공한 기업은 애플이다. 기존 국내의 휴대폰 제조업체나 통신사들은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자체적으로 진행하거나 하청업체를 활용했다. 사용자들은 구매할 때 탑재된 애플리케이션만을 사용해야 했다. 사용자들에게 직접 최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한 것.

하지만 애플은 이와 같은 방식을 탈피해 API를 활용한 플랫폼 전략을 펼쳤다. 애플은 iOS 운영체제의 주요 기능을 외부 개발자들이 이용하도록 API를 만들어 개방했다. 이는 많은 개발자들이 iOS 생태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효과를 낳았다. 최종 서비스를 애플이 직접 제공하는 대신 전 세계 개발자들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다.

기존 휴대폰으로는 미리 탑재된 앱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아이폰에서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앞다퉈 개발한 앱들을 중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 기업 환경에서는 애플과 같은 IT기업만 API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IT기업뿐 아니라 기존 제조업이나 금융기업들도 API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다. 전통적인 제조업인 자동차 기업들도 스마트카 시대로 진입하면서 API를 만들어야 하며, 금융산업도 핀테크로 전환되면서 API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로빈후드’라는 증권사는 거래수수료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증권사의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로빈후드는 대신 API를 통해 협력업체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입을 나누는 방식을 채택했다. API가 이 증권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이었던 아마존은 자신들이 사용하던 클라우드 서버와 스토리지의 API를 공개해 외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후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최신버전 롤리팝을 발표하면서 새로 추가된 API만 5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API가 외부 서비스와 연결만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 내의 서비스를 API로 연결하는 것도 유용하다.

특히 최근에는 하나의 서비스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API로 연결해 사용하는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icro Service Architecture, 이하 MSA)도 각광을 받고 있다. MSA를 위해서 API는 필수적이다. API는 MSA의 각 서비스를 연결하는 혈관이기 때문이다.

SK플래닛 안재우 매니저는 “MSA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API를 정의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면서 “일정 정도 이상의 API 기술 성숙도(REST API Maturity Level 2)가 있어야 MSA를 할 수 있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PI를 만들어 제공하고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API를 제공하더라도 계정, 인증, 보안 등의 기본적인 관리는 필수적이다. 또 기업들이 제공하는 API는 점점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부 개발자가 우리 기업 내부의 API에 접속할 때 권한에 따라 통제할 수 있는 게이트웨어, API 설명서나 샘플코드 등을 제공하는 API 포털, API 사용량 등 서비스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링 등이 필요하다.

API 관리 업체 한국CA 조상원 부장은 “API는 기업 내 중요한 IT 자산이며 따라서 효과적인 관리와 보안이 요구된다”면서 “현재는 기업 내 표준 API관리 없어 API 개발자가 필요한 API관리 소프트웨어를 각각 개발함으로써 중복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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