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의 성장 체제에 급제동이 걸렸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9년 만에 연매출이 역성장했고 이익도 급감했다.
29일 삼성전자는 작년 매출 206조2059억원, 영업이익 25조250억원, 순이익 23조39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9.83%, 영업이익은 31.97%, 순이익은 23.23%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의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9년 만이다.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물동이 축소됐다는 의미다. 즉, 영토(시장점유율)가 좁아졌다.
스마트폰이 문제다. 판매량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은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작년 4분기 각각 745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SA는 “애플 아이폰6 시리즈가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며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삼성과 함께 1위 자리로 올라섰다”며 “삼성전자는 고가폰에서는 애플,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29일 오전 열린 2014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작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스마트폰) 무선사업부는 새로운 소재를 적용한 디자인을 통해 차별화를 강화하고 제품군을 간소화해 비용효율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2016년 재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를 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함에 따라 당분간 삼성전자의 실적은 반도체가 이끌 것으로 보인다. D램 등 메모리 시황은 올해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올해 14나노 3D 핀펫(FinFET) 공정의 양산화를 통해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삼성디스플레이)은 무선사업부 의존도를 떨쳐내기 위해 최근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주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거래선을 확대하고 있다.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으므로 올해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실적 악화로 반도체 부문의 이익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선 메모리 분야에서의 공격적인 투자, 시장정리 같은 전략을 펼치가 쉽지 않다는 것이 외부 업계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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