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靑馬)의 해 2014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전 세계의 불황에도 불구 ICT 시장의 수 많은 플레이어들은 청마처럼 열심히 뛰었다. 정부는 창조경제 확산을 위해 고군분투했고,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삼성, LG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중국업체라는 새로운 강자와 조우했다.
통신시장에서는 단연 단말기유통법이 최대 이슈였다. 가입률 100%를 훌쩍 뛰어넘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단말기유통법은 그야말로 핵폭탄급 충격을 안겨주었다. 단말기유통법 이슈는 연말, 그리고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게임분야에서는 모바일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다. 대통령의 천송이코트 발언은 액티브X 폐지를 한단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올 한 해 ICT 각 분야에서 어떤 굵직한 이슈가 있었는지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보방송통신 및 과학기술 정책을 관장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나란히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해 출범한 미래부는 초반 창조경제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초반 고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사회 전반 및 정부조직에 창조개념이 자리잡으며 본격적인 성과창출에 나섰다. 최양희 장관은 올해 7월 취임해 창조경제타운 등 창조경제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3기 방통위도 올해 출범했다. 연임자가 없는 가운데 위원장에 법조인 출신인 최성준씨가 3기 위원장에 부임했고, 여야에서 정치인 출신인 허원제, 김재홍, 공무원 출신인 이기주, 학계 및 청와대 등에서 경력을 쌓은 고삼석 교수가 3기 위원에 선임됐다.
하지만 올해 미래부와 방통위를 강타했던 이슈는 창조경제, 방송정책이 아니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10월 시행됐지만 준비과정과 시행이후 후폭풍은 상반기 이슈를 잊게 만들 만큼 강력했다.
◆단통법에 매몰된 창조경제=올해 통신 시장의 최대 이슈를 꼽자면 단연 단통법 시행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과열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골고루 혜택을 나눠주고 고가의 단말기 가격을 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단말기 지원금 공시를 투명하게 하자는 차원에서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지원금을 각각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결국 규제개혁위원회가 분리공시 삭제권고를 내리며 무산됐다. 반쪽 법안이라는 지적에도 불구 10월 법이 시행됐지만 시작과 함께 유통시장이 얼어붙어 국민, 정치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법 시행 초기 조심스러운 전략을 시행한 이통사 역시 많은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6 대란이 벌어지며 법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단말기 출고가격 인하, 지원금 상향조정, 요금할인 등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법 시행 초기 나타난 개정 움직임도 연말로 가면서 조용해졌다.
◆700MHz 주파수 논란…쪼개진 주파수 정책 한계 드러내=단통법과 함께 관심을 모은 정책은 주파수 할당 정책이었다. 700MHz 주파수에 대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공세로 기존에 결정한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옛 방통위는 700MHz 주파수 108MHz폭 중 40MHz폭을 이동통신용도로 결정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원점재검토 주장에 결국 입장을 번복했다. 미래부는 현재 20MHz폭을 재난안전통신망 용도로 할당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동통신 40MHz폭, 재난망에 20MHz폭을 할당할 경우 지상파 UHD방송을 할 수 없다며 이통용 40MHz의 백지화를 요구했고 결국 미래부가 수용한 것이다.
미래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결정될 지상파UHD 방송 정책과 함께 남은 700MHz 대역에 대한 할당정책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권위 잃은 방통위 영업정지=올해 이통3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영업정지를 맞았다.
3월에는 역대 최장 영업정지인 45일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방통위의 행정처분 미이행으로 인해 미래부가 철퇴를 내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여기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일주일간 추가 영업정지를 맞기도 했다.
경영난을 겪던 팬택은 영업정지 직격탄을 맞았고, 수많은 유통점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히려 영업정지를 맞은 이통사들은 마케팅비 감소로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실패한 규제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단통법 시행을 전후로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이폰6 대란으로 이통3사는 또 다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과거에는 과열경쟁을 주도한 사업자를 가중처분했지만 아이폰6 대란때에는 먼저 과열을 주도한 사업자나 쫓아간 사업자 모두 동일한 형량을 부과,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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