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29일 공식적으로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각각 열어 두 은행 통합을 의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내달 초 금융위원회에 통합 신청서를 낼 예정으로 금융당국의 승인에 통상 1~2개월 시간이 소요되는 걸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1월 안으로 통합 법인이 출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통합 사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2016년 시작되는 계좌이동제에 대비하려면 내년까지는 전산통합을 완료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연내에 통합이 완료돼야 한다”며 IT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양 은행 IT통합의 주요 이유로 최근 제시한 은행계좌 이동제는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공과금 이체, 급여 이체 등이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이전되는 시스템이다.
은행계좌 이동제를 위해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상품 시스템 및 고객시스템이 일원화돼야 한다. 그만큼 IT통합이 시급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 간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
이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IT시스템 통합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IT통합에 걸리는 시간은 1년 내외로 잡고 있어 올해 사업이 발주되고 사업자 선정이 되면 2015년 한 해 동안 시스템 통합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양 사 관계자는 “통합 사업을 위한 RFP 발주가 이르면 내주 안에 진행될 것”이라며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 되는대로 본격적인 시스템 통합 사업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부터 양 은행 IT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하나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IT 연락 담당(Liaison Officer) 기능을 꾸려온 만큼 양 은행의 IT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은 어느 정도 구체화돼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홈페이지 등 UI 및 디자인을 양 은행이 공유하고 있는 등 통합 시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IT측면의 노력이 대고객 서비스를 위주로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업계에서도 이번 양 은행의 IT통합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IT통합 사업 후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이 발주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다만 차세대 사업에 앞서 IT통합 사업 역시 규모면이나 중요도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IT통합이 완료되기 전까지 양 은행에서 금융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 단말기 도입 등 부대사업도 연계돼 진행될 계획으로 현재 재 추진되고 있는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사업과 함께 금융 IT 인프라 시장에서도 대형 사업으로 손꼽힐 전망이다.
업계에선 최근 은행 M&A가 활성화되면서 시스템 통합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기존 시스템을 상당기간 지속해야 하므로 일단 통합 후 차세대로 가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 통합이 차세대시스템 구축보다 더 어렵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량 면에선 하드웨어 사업이 주목되지만 IT통합 사업이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과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도 중요한 사업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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