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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스마트폰용 ‘무어필드’ 아톰칩 삼성전자 공급…저가공세 통했다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인텔 아톰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이르면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ARM이 아닌 인텔 x86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에 AP를 공급하기 위해 칩 공급 가격을 원가 수준까지 낮추는 초강수를 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인텔 아톰 Z3500(개발코드명 무어필드) 기반 스마트폰 개발에 돌입했다. 무어필드는 22나노 생산공정이 적용되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다. 4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가 탑재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영국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G6430이 내장됐다. 64비트 명령어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지원한다. 22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인텔은 무어필드를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탑재할 요량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클록(동작속도)을 최대치(2.3GHz)로 설정할 경우 전력소모량과 발열이 심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인텔은 이런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칩 가격을 원가 수준인 7달러 미만으로 제시했다. 통상 프리미엄급 AP의 판매 가격이 20~25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인텔이 제시한 가격은 ‘파격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텔은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칩을 사가는 고객사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어필드의 높은 전력소모량을 낮추기 위해 동작속도를 최대치 대비 약 30% 낮춘 1.6~1.7GHz로 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 칩이 탑재된 스마트폰은 중저가 제품으로 내놓는다. 해당 제품에는 인텔의 3G 혹은 4G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이 내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의 스마트폰용 AP 공급량은 240만대였다. 시장점유율은 0.2%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공급으로 인텔의 점유율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인텔 AP를 채택하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 AP 공급 물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K줌, 갤럭시노트3네오 등 중저가 제품에 6코어 엑시노스 AP를 탑재해왔었다. 이미 무선사업부는 인텔 칩 공급 가격을 기준으로 시스템LSI 사업부에 가격 인하 압박을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급한 인텔이 AP 시장에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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