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독일 보쉬가 지난해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 센서 시장에서 매출액 1위 자리에 올랐다.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 큰 보탬이 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합작 반도체 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애플과 삼성전자로 공급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순위가 2위로 밀렸다.
MEMS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 집적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자동차, 각종 산업용 기기에 이러한 MEMS 센서가 탑재되고 있다. MEMS 센서 종류로는 자이로스코프, 가속도, 지자기 등 모션센서와 온습도, 화학, 적외선, 가스 등을 탐지하는 환경센서, 마이크로폰 등 소리를 감지하는 음향센서 등이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보쉬는 지난해 MEMS 센서 및 액추에이터 부문에서 10억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전년 대비 매출이 26.1% 확대됐다. ST마이크로는 전년 대비 2.1% 줄어든 7억7700만달러로 매출액 순위가 2위로 밀렸다.
보쉬가 주력하는 시장은 차량용 MEMS 센서다. 전체 MEMS 매출에서 차량용 센서의 비중은 74%에 이른다. 다만 지난해의 매출 성장세는 스마트폰 분야가 이끌었다. 보쉬의 자회사인 보쉬센서텍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가속도 센서 판매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 아이폰5S, 5C, 아이패드 에어에도 가속도 센서를 공급했다. 보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탑재되는 압력 센서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속도 및 자이로스코프를 통합한 6축센서를 양산, 소니, 삼성전자, HTC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제레미 부쵸드 IHS 수석연구원은 “ST의 MEMS 센서 매출 감소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보쉬 제품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가속도 센서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위로 순위가 밀리긴 했지만 ST는 소비자가전 및 모바일용 MEMS 센서 시장에서 22%의 매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계 강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애플 아이패드 에어와 HTC 원에 MEMS 마이크를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최근 차량용 가속도 센서도 새롭게 출시하며 새로운 성장을 노리고 있다.
놀즈, 프리스케일, 인벤센스의 고성장세도 눈에 띈다. 놀즈는 MEMS 마이크를 주력 제품으로 삼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47.5%나 증가했다. 애플 아이폰5S 및 5C에 각각 놀즈의 MEMS 마이크로폰이 3개씩 탑재돼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생산 공장에 피해를 봤던 프리스케일은 미국 텍사스 공장으로 센서 생산처를 옮기면서 지난해 차량 에어백 및 타이어 압력 모니터링 센서 분야에서 매출이 성장했다. 인벤센스는 삼성전자 및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MEMS 센서를 공급하며 지난해 33.7%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위탁생산(파운드리) 물량이 제외된 수치라고 IHS는 밝혔다. 2012년 ST마이크로의 MEMS 매출은 약 10억1400만달러였지만 이 가운데 2억2000만달러는 파운드리 매출이라고 IHS는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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