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오는 4월부터 은행 현금자동입출기(ATM)가 보안 위협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다.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ATM 기기의 운영체제가 윈도XP로 돼 있기 때문이다. MS는 4월부터 윈도XP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ATM의 90% 이상은 윈도XP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해5월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8만대 중 7.8만대(약 97.6%)가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의 모든 ATM 기기가 업그레이드 대상인 것이다.
은행권은 MS의 일방적 정책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윈도XP 기반으로 문제 없이 구동되고 있는 ATM 기기를 일괄적으로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의 ATM 기기는 성능의 한계로 최신 운영체제를 탑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판단이다.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운영체제뿐 아니라 ATM기기 자체도 최신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운영체제가 바뀌면 애플리케이션도 재개발해야 하고, 내부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도 재설정해야 한다.
MS의 제품 정책 하나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수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 지출돼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기존 ATM기기에 대해 윈도7으로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비용 및 시간을 고려했을때 무리라고 보고 신규 ATM에 대해 윈도7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비용 문제로 당장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ATM은 인터넷 망에 연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윈도XP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업무용 PC만큼 위협에 노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MS는 이에 대해 이미 전부터 예고된 정책이기 때문에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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