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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소프트는 왜 때 늦은 포털 사업에 뛰어들까

[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되겠어?’

알집,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포털 사업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사실 이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국내 포털 사업은 이미 시장 구도가 고착된 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서비스가 기존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의 독주체제에 들어선지 벌써 10년 가까이 다 돼가고 있고, 어느 누구도 네이버-다음-네이트의 3강 구도에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라는 구글도 국내에서는 3%의 점유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 때 국내 인터넷 사업을 이끌었던 야후와 KT라는 지원군을 가진 파란닷컴도 아주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의 경험도 없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다소 무모해 보입니다. ‘구글도 안 되는데, 이스트소프트가 과연?’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이스트소프트라는 점은 생각하면 무시하기만은 힙듭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금까지 낯선 사업에 진출해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20년 동안 PC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시작해 보안, 게임, 웹하드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그리고 진출하는 분야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는 거뒀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 하더라도, 막무가내로 진출하고 큰 실패로 귀결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 ‘카발’ 안티바이러스 ‘알약’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는 이스트소프트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많은 준비를 갖춰, 승산이 있는 분야에 진출해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박은 아닐지라도 중박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시장을 고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포털’은 어떨까요. 김장중 사장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는 4년 전부터 검색 시장 진출을 위해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다른 검색전문 전문회사와 합병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트소프트가 당장 네이버나 다음과 경쟁하겠다고 큰 소리치는 것은 아닙니다. 김장중 대표는 “줌(zum)이 네이버나 다음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는 “네이버식 국내형 포털 검색 결과나 구글식 검색에 모두 만족하지 않는 사용자가 있다”면서 “국내 포털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여러 포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줌이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김 대표는 믿는 구석이 좀 있습니다. 바로 자사의 알 시리즈입니다. 국내에 알약 사용자가 1700만 명. 알집 1400만 명, 알툴바 1100만 명입니다. 알집, 알약, 알송, 알씨, 알툴바 등 이스트소프트의 알 시리즈를 사용하는 사람이 중복 사용자를 빼면 2300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줌의 잠재적 고객들입니다.

지난 해까지 이스트소프트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휴를 맺고 알 시리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브라우저의 인터넷 시작 페이지를 다음으로 변경하는 옵션을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은 시작 페이지 점유율을 꽤 높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앞으로는 다음이 취했던 전략을 줌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 시리즈를 설치할 때 줌을 시작페이지로 설정하는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 꼼꼼히 설정을 확인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심결에 확인 버튼을 누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줌은 일단 일정 수준의 줌은 시작페이지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이들 중에는 자연스럽게 줌에서 검색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검색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네이버나 다음으로 시작페이지를 바꾸겠지만, 검색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스트소프트가 무모해 보이는 포털 시장에 가능성을 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장중 대표는 줌의 목표를 올해까지 검색점유율 1%, 내년까지 3%를 만드는 것으로 세웠습니다. 이를 달성한다면 구글코리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구글코리아에는 없는 무기 ‘알툴즈’가 이스트소프트에는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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