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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모방이)도를 넘었다”…삼성 “견제 의도일 것”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두고 “우리 제품을 모방했다”며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소송의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모방이 도를 넘어 소송을 제기했다 말했지만 당사자인 삼성전자를 비롯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운영책임자는 20일(현지시각) 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삼성전자를 제소한 배경에 대해 “애플은 삼성의 (LCD·반도체)최대 고객이며 삼성 또한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부품 공급자”라며 “이런 탄탄한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했지만 (삼성전자의 모방이)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며 소송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당사자와 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2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찾은 가운데 기자들과 만나 “애플 뿐 아니다. 전 세계에서 전자회사가 아닌, 우리와 관계없는 회사들도 삼성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견제는)못이 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성장하는 한 경쟁사들의 견제는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애플이 (모방이)도를 넘었다고 설명한 것을 성장세가 도를 넘어 소송까지 건 것으로 해석한 셈이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삼성전자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 대 삼성’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주요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소송이라는 도박을 감행했다”며 “이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애플의 예상을 넘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으로 주요 시장에서 아이폰과 경쟁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주자로 부상했다. 갤럭시S는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가 넘게 팔리며 선전했다. 또 아이패드의 경쟁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갤럭시탭을 내놓고 시장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래저래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있어 거슬리는 경쟁 상대였을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등 무차별 소송을 남발하는 애플의 혁신 동력이 한계에 다달았고 이에 따라 시장 지키기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모방이 이 같은 소송을 불러일으켰다는 시각도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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