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SAP코리아가 한국오라클의 심장을 직접적으로 겨누기 시작했다. 오라클의 텃밭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에서 오라클 DB를 제거하기 위한 첫 발을 뗀 것이다.
타도 오라클을 위한 SAP의 전략은 ‘인메모리 컴퓨팅’에 있다. SAP는 이를 통해 온라인분석처리(OLAP)부터 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까지 데이터관리 영역에서 오라클을 축출하겠다는 포부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해 12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SAP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 ‘HANA(High-Performance Analytic Appliance)’을 이달부터 국내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HANA는 SAP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IBM·HP·델·후지쯔·시스코 등 하드웨어에 연산엔진과 DB, 데이터모델링 툴 등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최적화해 결합했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기존의 IT환경을 큰 폭으로 간소화하고, 비즈니스 정보를 취득하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P는 일단 HANA를 통해 DW 시장을 공략할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기존의 DW 데이터를 HANA에 올려 두고, OTLP 데이터에 변화가 발생할 때 실시간으로 HANA로 복제하면 기업의 모든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SAP는 자사의 DW 솔루션 ‘SAP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기반 위에 HANA를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연말까지는 BW와 통합해 하나의 대용량, 실시간 분석을 위한 DW 솔루션으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는 SAP BW와만 궁합을 맞추고 있지만, 내년에 출시될 1.5버전부터는 타사 DW 위에서도 HANA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SAP는 이의 일환으로 이달 초 IBM의 DB2 데이터베이스에 HANA를 통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SAP는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을 DW에만 적용할 계획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트랜잭션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겠다는 야심이다. 이를 통해 OLTP 데이터와 OLAP데이터를 통합관리하겠다는 야심이다.
메모리는 디스크에 비해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OLAP 데이터와 OLTP 데이터를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SAP의 이같은 전략은 이는 오라클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다. 오라클 DB는 더이상 필요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SAP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가격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낮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값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하기에는 여전히 디스크에 비해 메모리가 훨씬 비싼 편이다.
때문에 오라클의 DB머신 '엑사데이타'는 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 중 필요한 데이터만을 메모리에 올려 활용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SAP HANA의 핵심인 ‘인메모리 기술’이 한국산이라는 점이다. SAP는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 연구를 통해 지난 2008년 서울대 차상균 교수(전기컴퓨터공학부)의 실험실 벤처 기업인 ‘티아이엠 시스템’을 인수한 바 있다.
SAP는 이와 함께 한국에 R&D센터를 설립, 차상균 교수 연구팀과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을 연구해 왔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HANA’다.
사이먼 데일 SAP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부사장은 “최근 오라클이 과거 기술을 포장해 DW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SAP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ANA의 목적은 비즈니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보다 빨리 데이터에 접속할 해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HANA”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