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여전히 IT통합은 중요하다. 그러나 ‘IT분리’도 이젠 중요해졌다.”
'IT분리'가 금융권의 새로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신용카드 사업 분사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부터다.
신용카드가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게 될 경우, 그에 따라 갖춰야 할 IT인프라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IT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예측에 다소 편차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차세대시스템’과 버금과는 규모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국민은행, 카드분사 대비한 IT전략 착수 = 우리은행이 우리카드 분사를 염두에 두고 카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올 하반기에 착수할 방침이다.
다만 우리카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정부 지분 매각(내년 상반기중)이 완료되기 때문에 일정상으로 보면 카드분사를 전제로 한 IT전략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KB금융그룹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카드사업을 분리하기위한 방안을 확정했다. 국민은행은 8월초, 부행장급 인사 이후 국민은행 카드 분사가 기정사실화되자 IT그룹내에서 카드분사를 지원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국민은행 IT그룹 TF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기존 국민은행 IT체제에서 신용카드업무와 관련한 시스템을 분리해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이렇게 분리해 낸 시스템과 함께 새로운 카드 독립법인에 맞는 전체적인 IT인프라 체계를 완성하는 방안이다.
언뜻보면 별일아닌 것 같지만 대단히 복잡할 수 있다.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98년, IMF 사태로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이래 국내 금융권에서 IT통합은 그동안 많이 해왔지만 IT를 분리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내부적으로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카드사업 승인을 받고 독자적인 영업에 나서는 시기를 빠르면 2011년 2월 또는 3월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때까지 ‘KB카드’(가칭)는 국민은행으로부터 IT를 분리해 낼 수 있을까. 만약 KB카드가 '제 1 영업일'까지 IT체제를 완전히 완성하지못한다면 이는 규정상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KB카드는 부득이하게 기존 국민은행의 카드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KB카드와 KB국민은행은 같은 지주사 내에 소속돼 있지만 엄연히 다른 회사이기 때문이다.
현행 금융당국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처리 규정상, 금융회사의 고객데이터를 포함한 업무 내용을 기록한 IT자원은 원칙적으로 다른 회사에 둘 수 없다. 금융회사가 외부 IT업체와 IT아웃소싱 계약을 맺고 외부에 IT자원을 두는 것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이번 KB분사의 경우에는 '경과규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민은행은 ‘KB카드의 새로운 업무 개시일까지 IT를 분리하지 못했을 경우라도 정상적인 업무 영위가 가능’한지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금감원측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유예’ 정도로 해석된다. 만약 KB카드가 IT인프라를 제때 갖추지 못하고 국민은행 시스템 이용을 장기화됐을 경우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와관련 국민은행 IT그룹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는 힘들고, 내년 5월 내지 6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즉, KB카드가 국민은행에서 분사됐을 경우 IT부문의 분리는 지금부터 계획을 잡고 움직여도 내년 5월까지는 빠듯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카드 IT분리, 왜 어렵나? = 카드시스템 분리 작업의 난이성을 묻는 질문에 국민은행 IT그룹 관계자는 "과거 은행 차세대시스템을 만들때 카드시스템은 분리하기 쉽도록 설계 단계에서 사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설연휴 직후부터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의 말대로라면, 이미 KB카드 분사를 염두에 두고 최소한 수년전부터 KB카드 분사를 예측했다는 것인데, 아무튼 대단한 선견지명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카드분사와 관련한 IT분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국민은행 시스템에서 카드시스템을 분리해 내는 것은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카드계 시스템의 핵심은 ‘승인’업무 시스템이다. 자동차로 치면 엔진과도 같다. 그러나 엔진만 떼어낸다고 해서 자동차가 새롭게 완성되지는 않는다. 엔진를 에워싸는 주변장치도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이러한 주변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스코어링, 여신 프로세스및 연체관리 등 여신관리시스템외에 회계관리, 경영정보시스템 등도 필요하다. 또한 고객을 독자적으로 분석하기위한 DW(데이터웨어하우스)를 비롯한 정보계시스템의 확충도 새로운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차세대시스템 규모의 IT투자 불가피? = 통상적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차세대시스템은 ‘코어뱅킹’의 완성도에 초점이 맞춰진다. 완성도 측면에서 보면, 국내 은행계 카드사들은 차세대환경으로 전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현 하나SK카드)이 차세대프로젝트를 통해 카드계시스템도 차세대로 전환했고, 우리카드는 올 하반기에 이 작업에 착수한다.
그런점에서 봤을때 카드 분사에 따른 IT특수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기존 차세대시스템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봤을때는, 차세대시스템에 버금가는 IT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단 물리적으로, 기존 은행시스템에서는 카드계시스템을 제외한 모든 업무처리가 공통업무시스템을 통해 처리됐지만 앞으로는 이 모든 것을 별도로 새롭게 구축해야한다. 이에 필요한 하드웨어및 소프트웨어 수요, 또한 CRM(고객관리시스템)을 비롯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뒤따르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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