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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이폰’ 때문에…전략제품 ‘쇼옴니아’ 고민

- 이번주 일반 판매 앞두고 보조금 확정 못해…마케팅 비용 부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쇼옴니아(SPH-M8400)’ 일반 판매를 앞두고 보조금 규모를 확정치 못하는 등 고심에 빠졌다. 개인고객부문 김우식 사장이 ‘아이폰’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미 아이폰에 집행한 비용이 만만치 않아 4분기 실적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이폰’ 마케팅에 올인하면서 KT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3W 서비스와 이를 구현한 전략 단말기 ‘쇼옴니아’가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내부 조직간 이견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KT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쇼옴니아’의 출고가는 95만5900원으로 결정됐다. 이미 초기 물량이 공급된 상태로 이번 주말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 단말기 보조금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쇼옴니아’는 3G 이동통신인 WCDMA와 무선랜(WiFi) 와이브로(WIBRO)를 모두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으로 KT의 합병으로 인한 유무선 통합 서비스를 본격 제공하는 단말기다. 윈도모바일 운영체제를 사용했으며 삼성전자와 1년 이상 협업을 통해 만들었다. KT 전용 사용자환경(UI) 및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 ‘쇼앱스토어’ 접속 지원 등 KT의 차세대 성장 동력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기다.

하지만 KT가 ‘아이폰’ 판매를 통한 가입자 확보 전쟁에 나서면서 문제가 꼬였다. ‘아이폰’으로 인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KT의 ‘아이폰’과 SK텔레콤의 ‘T옴니아2’의 경쟁구도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KT의 성장을 위해서는 ‘쇼옴니아’의 판매를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럴 경우 ‘아이폰’ 판매 비중을 줄여야 한다. 또 ‘아이폰’과 ‘쇼옴니아’ 보조금을 비슷하게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도 단말 제조사 형평성 문제로 쉽게 바꿀 수 없는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이미 ‘아이폰’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쇼옴니아’에까지 동일한 수준의 비용을 지출할 경우 4분기 실적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KT가 추구하는 방향과 향후 단말기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애플에만 전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KT 내부에서도 ‘아이폰’ 올인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별 사업부서간 경쟁에 치중하다보니 정작 큰 그림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가입자를 늘려 경쟁력 우위를 차지하는 기존 전략보다는 ‘쇼옴니아’ 같은 3W와 관련 서비스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KT 관계자는 “‘아이폰’ 관련 정책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근시안적인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라며 “경영진간 힘겨루기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따라 KT가 향후 ‘쇼옴니아’ 및 3W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조금 수준과 마케팅 비중 등 세부 방향 역시 주목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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