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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SKT 새 선장 정만원 사장의 도전, “ICT산업 동반 성장”

- [창간4주년 특별기획/위기극복의 리더십‘新 CEO 列傳’]③정만원 SK텔레콤 사장
- 실사구시형 CEO, ‘성장문화’ 만들기 중점…컨버전스로 돌파구

KT-KTF 통합.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사진>이 지난 1월 취임 후 부딪힌 첫 숙제는 통신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결코 만만치 않은 내용이었다. 더구나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심각한 성장 정체 상황. 대안으로 추진해 온 해외진출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정 사장은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 Technology)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SK텔레콤만의 성장이 아닌 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그가 밝힌 SK텔레콤의 첫 장기비전이다.

정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을 떠난 지 6년만에 돌아와보니 국내 통신시장은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정체의 늪에 빠져있음을 알게 됐다”며 “국내 ICT산업은 모든 플레이어와 협력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는 화두를 제시했다.

◆SKT, 새 성장동력, ‘SW+컨버전스’=이를 위한 카드는 ‘소프트웨어’와 ‘컨버전스’.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은 연간 965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국내 시장은 2%에 불과하다. 시장이 작은 만큼 기회가 많이 남았다는 것이 정 사장의 생각이다. 자동차산업과 합쳐진 모바일 텔레매틱스, 금융산업과 융합된 모바일 유심(USIM)금융, 에너지산업과 결합된 스마트 그리드 등 이종산업과 ICT산업의 컨버전스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이동통신이 탑재된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차량의 문을 열고 보안장치를 제어하는 리모콘 기능을 넘어 자동차 제어에 이동통신 기술을 접목시켜 거리에 관계없이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곳에서면 차량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차량의 정보와 주위를 검색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가미했다.

정 사장은 “차세대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강화하고, 다양한 네트워크 간의 끊임없는 3-스크린(Screen)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ICT 서비스의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3-스크린 서비스’란 무엇일까. 사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TV PC 휴대폰을 통해 언제 어디어서든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SK텔레콤은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에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과 IPTV 서비스를 접목해 관련 서비스 인프라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는 오는 9월 서비스를 목표로 한국형 앱스토어인 ‘모바일 콘텐츠 마켓플레이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4월에는 개발자와 일반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사업 정책 발표회를 가졌다. 이달부터는 콘텐츠 개발 경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SK그룹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국내 중소업체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SK그룹이 지난 56년 동안 나라별로 구축해놓은 아웃포스트에 기능을 더 추가하고, 교육시키고, 매뉴얼을 줘서 각 나라의 수요를 조사하고, 만든 상품을 팔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의 상품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과도 편대를 이루어 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임직원과 소통 중시…25살 SK텔레콤 새로운 출발 강조=정 사장은 전형적인 ‘실사구시형’ CEO로 통한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무기로 앞에 놓인 장애물을 정면 돌파하는 것이 그가 CEO로서 보여준 모습이었다. SK텔레콤 CEO 취임식에서도 그의 취임 일성은 ‘소통을 통한 축적과 돌파’였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ICT산업 내부의 성장 정체를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신입사원과의 대화 자리에서도 정 사장은 “목표를 향한 열정과 문제 해결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기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며 “높은 목표에 도전하고 한계를 돌파해야 성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활동을 통해 성장비전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성장문화 만들기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과 의사소통 통로를 단순화해 CEO가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는다.

정 사장은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많은 구성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노력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CEO의 임무는 이러한 성장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정 사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창사 25주년을 맞이해 ‘25’란 숫자의 의미를 성인으로서의 출발이라고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약을 당부했다.

“우리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자신의 인생 중 어른이 된 나이를 25세로 꼽는다. 자신 스스로가 인정하는 어른이 되는 나이인 것입니다. 이것이 25가 가진 첫 번째 의미다. 또 한자 볼 관(觀)의 획수가 25다. 이것은 자신의 시각으로 무언가를 보고 판단하며 통찰할 능력을 갖춘 성인이 됐다는 것이다. 즉 25세란 나이는 또 다른 출발을 뜻한다. 25주년을 맞아 스스로가 성인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성년 SK텔레콤이 또 다른 출발을 시작해야 할 때며 또 다른 25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성년 SK텔레콤. 또 다른 25년을 준비하는 CEO 정만원 사장. 그의 도전이 국내 ICT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누구?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면서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로 부각됐다. SK주식회사에 근무할 때는 ‘오케이캐쉬백’ 사업을 이끌었다. 회사 안팎에서 통찰력과 무선인터넷 사업에 대한 감각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SK그룹의 대표적인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이다.

중앙고, 연세대를 나와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0년부터 동력자원부에서 근무했다. SK그룹에 입사한 것은 1994년. SK그룹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그룹내 SOC 추진본부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SK 고객사업개발본부장 상무를 거쳐 지난 2000년 12월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부문장으로 SK텔레콤과 인연을 맺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SK네트웍스 사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월 SK텔레콤 사장에 취임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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